내가 만난 물푸레 나무 한 잎의 여자 1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끄만여자 그 한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잎의 솜털. 그 한잎의 맑음. 그 한잎의 영혼. 그 한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듯한 그 한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난 한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 살며 사랑하며 2009.04.30
나 죽어도 좋으리 우연히 나선 아차산길에서 흐드러진 진달래꽃을 만난 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이었다. 품종 개량은 물론 잎조차 거부하고 김소월이 보았던 옛 모습 그대로 꾸밈 없이 아차산 능선을 지키고 있는 진달래꽃의 가난함에 가슴 먹먹하다. 화장하지 않은 여인처럼 조금은 초라하지만 온 몸으로 자신의 존.. 살며 사랑하며 2009.04.17
봄날이 오면 뭐하노 그쟈? 삼월말 낙동강 1차 기행을 다녀온 뒤부터 정신 없이 시간을 보냈다. 중간고사 기출 문제집인 '여유만만'을 준비하느라 이성을 잃었다. 그 동안 개나리는 물론 목련과 벚꽃까지 흐드러지게 피고 떠나 버렸다. 지금은 우리 곁에 잠시 다녀 갔다는 흔적만 남아 있다. 사이사이 꽃놀이 가야한다는 내 엄살 .. 살며 사랑하며 2009.04.15
내 친구 진경이 진경이는 에미이다. 에미는 무엇보다 자식의 입에 들어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진경이는 에미임이 분명하다.(물론 나는 사이비 에미이다.) 자식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입에 들어가는 것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 주변 사람들 속에 물론 나도 속한다. 진경이는 나를 위하여 된장 .. 살며 사랑하며 2009.03.16
리처드 용재 오닐 바로크 콘서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처드 용재 오닐의 콘서트에 다녀오다. 우연히 접한 그의 앨범 '눈물'에 젖어 비올라의 열혈팬이 되었다. 물론 '미스테리오소'의 '파사칼리아'와 '샤콘느'를 반복하고 반복해 들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어쩌면 바이올린은 슬픔을 격정적으로 토로하고 비올라는 슬픔.. 살며 사랑하며 2009.02.28
모두에게 감사를 지난 해 12월 30일 성내천을 통과하여 돌아오다가 아산 중앙병원 근처에 놓여진 토끼 두 마리를 보았다. 천진하게 아직 시들지 않고 남아 있는 풀을 찾아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너무 마음에 걸렸다. 내 걱정을 들은 진경이는 토끼가 굴을 파고 들어가서 이 겨울을 잘 지낼 거라며 걱정 말라고 했다. 학.. 살며 사랑하며 2009.02.25
망우리 공원 묘지에서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에 아차산과 용마산을 그렇게 많이 다녔지만 망우리는 처음이다. 망우리 공동 묘지라는 느낌 때문에 외경심보다는 두려움이 앞섰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공동 묘지라는 단어가 주는 생경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망우리는 정답게 내게 다가왔다. 시인 한용운과 박인환 그리고 .. 살며 사랑하며 2009.02.11
아, 우리 아빠 오늘은 우리 아빠의 생신이다. 올해는 아빠의 칠십대 마지막 해이다. 지난 금요일에 전주에서 함께 점심을 했기에 전화로 인사만 여쭈다. 만날 때마다 조금씩 늙어가는 아빠를 느끼는 것은 참 쓸쓸하다. 테니스를 하시다가 아킬레스 건이 끊어져 골프로 돌리셨는데, 그 끊어진 아킬레스 건 때문에 골.. 살며 사랑하며 2009.01.15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피어 있다 이학년 국어 수업에 있었던 일이다. 표현 방법을 한꺼번에 알려 주니 힘들어서 헤매는 것 같아 비유하기와 강조하기, 변화주기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지난 시간에 설명한 비유하기에 관한 문제를 나누어 줘 시험을 보았다. 늘 엉뚱한 소리로 시비를 거는 한 녀석이 삽질을 한다. '꽃이 소금을 뿌린 듯.. 살며 사랑하며 2009.01.09
수원 화성에서 말로만 듣던 수원 행궁과 화성 일대를 주말을 이용하여 남편과 걸었다. 그 유명했다는 '대장금'을 한 회도 보지 못한 나로서는 '대장금'에 대한 일본 관광객들의 관심이 낯설었다. 차라리 어설프게 재연한 '화성행행도 팔첩병'이 마음에 젖어든다. 수원 행궁에서 스쳐 지나간 영조와 정조, 사도 세자와 .. 살며 사랑하며 2009.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