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하늘공원에서 목동으로

꿈꾸는 식물 2014. 5. 6. 14:11

  제주도 기행으로 2주 동안 만나지 못했던 삼목회 도반들과 난지도 공원 걷기를 하기로 했다.

북한산에 들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머핀님 댁 리모델링이 끝나 집들이가 예정되어 있어 마냥 산을 헤맬 수만은 없지 않는가?

월드컴 경기장 1번 출구에서 만나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을 지나 한강공원으로 내려와서 양화대교로 도강하여 선유도 공원 지나 성산대교까지 걷고 안양천 따라 머핀님 댁까지 걸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목요일에 유난히 일찍 퇴근하거나 부부 동반 약속을 잡아 삼목회를 견제(?)하는 주선씨의 배려로 이수회 모임이 있었다.

결국 성산대교로 도강하여 안양천의 양화교로 안양천 건너 머핀님댁까지 걸었다.(4월 24일 목요일 3시간 30분 14km)

  오랜만에 합류한 진경이까지 반갑게 허그를 하고 평화의 공원에 있는 난지연못을 여유만남 유유자적 걸었다.

근심처량한 해오라기 한 마리 점처럼 앉아 있고, 이제는 꽃보다 신록이 가슴 저리게 아름다운 시절이 되었다.

인공으로 조성해 놓은 공원이기에 곳곳에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지만 이제는 내 마음이 파르르 연두를 지나 신록에 가까운 이파리에 닿는다.

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옆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고 바람은 온유하고 향기롭다.

처음 하늘공원에 주선씨랑 왔을 때 시간 제한이 있는 줄 모르고 늦게 도착하여 오르지 못 했고 그 뒤로 여름 끝자락인가 함께 하늘공원에 오른 기억이 아련하다.

재작년 겨울 하얗게 눈이 쌓인 사람들이 거의 없던 그래서 온통 우리 차지였던 하늘공원을 머핀님과 함께 걸었던 기억도 새삼스럽다.

사방사방 걷기의 진수를 보여 주려는 듯 옷차림도 가벼운 머핀님은 처음으로 남편이 선물한 디카를 가지고 오셨다.

머핀님을 만난 이래 요즘 제일 행복 곡선이 매일매일 상승 모드여서 함께 걷는 미자씨와 나도 더불어 행복하다.

히늘공원에서 노을고원으로 내려가는 목재 계단을 놓쳐 버려 잠깐 알바하는 센스도 발휘하며 우리는 노을공원으로 오른다.

방향은 맞았는데 하늘공원을 크게 돌아야 발견할 수 있는 계단을 결정적인 부분에서 아래로 돌아 가볍게 알바를 하고 노을공원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한낮에 노을을 떠올리며 한강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온다.

낯익은 한강 난지공원에서 성산대교로 방향을 잡아 강바람 따라 걷다가 양화대교 대신 성산대교로 도강하여 여러 번의 횡단보도를 거쳐 안양천의 양화교를 건넌다.

양화교를 내려서니 머핀님 댁에서 안양천을 따라 걷던 낯설지 않는 길이 나온다.

처음 머핀님 댁에서 여의도 방향으로 가겠다며 혼자 나섰다가 방향을 반대로 잡아 안양천 따라 오래오래 걷다가 석수에서 돌아온 기억이 뚜렷한데 벌써 2년 전이다.

세월의 부질없음을 그래서 그 부질없는 세월의 고마움을 뼈가 시리도록 느낀다.

  머핀님 댁은 머핀님답게 실용적이고 지혜롭게 리모델링이 되어 누가 봐도 머핀님 댁이었다.

간결하고 단순하며 실용적인 군더더기 하나 없는 집에서 이제 머핀님은 인생 2막을 시작하려 한다.

삼목회 모든 사람들을 배려한 음식을 잽싸게 깔끔하게 차려내는 솜씨에 우리는 탄성 또 탄성이다.

감자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서 모든 요리에 감자를 듬뿍 넣고, 콜레스테롤이 문제인 미자씨를 위하여 기름기가 전혀 없는 고기찜에 떡과 무를 잔뜩 넣고, 훔쳐서라도 먹어야 한다는 부추 샐러드, 밀가루를 거의 넣지 않는 미나리 그 자체인 미나리 부침개에, 완벽하게 제주 네거리 식당을 재현한 갈치조림의 무까지......

우리는 잔을 마주 들어 머핀님의 행복을 오래오래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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