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도봉산(회룡계곡에서 방학능선으로)

꿈꾸는 식물 2013. 8. 11. 00:51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폭우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도봉산에 오른다.

지난 5월 말 삼목회 때 회룡 능선에서 시작하여 신선대 거쳐 오봉과 여성봉 지나 송추로 내려온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우이암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믈론 하산하며 물놀이를 할 계획도 있었다.

신선대에서 하산하여 오봉과 우이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놓인 우이암 1,4km 표지만으로 우이암이 송추보다 훨씬 가깝다고 판단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초반부에 사방사방 놀며 오른 탓에 결국 7시가 지나 하산하는 전대미문의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완전 과오이고 도반으로 직무유기며 업무상 과실 치사이다.

신새벽(4시 전)에 일어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놓고 1시간 30분 이상 지하철로 이동하여 회룡역에 도착하여 등산을 하고, 또 1시간 30분 지하철로 이동하여 집으로 돌아가 밤에는 가게를 마무리해야만 하는 미자씨에게는 무자비한 폭력이다.   

9시간 50분 동안 14km를 걷고 또 걸었다. 참고로 지난 봄 송추로 하산할 때는 8시간 동안 14km를 걸었다.(8월 8일 목요일)

  회룡역 2번 출구에서 9시에 만나 지난 번 경험도 있고, 도봉산 둘레길 보루길까지 걸었던 기억도 생생하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회룡사 지나 범골 능선 바라보며 가볍게 사패능선까지 오른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후텁지근한 공기 때문에 땀을 비오듯 쏟고 또 쏟았지만 건강한 육수(?)에 서로를 격려하며 사패능선에 올랐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사패능선을 지나는 바람길이 좋아서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며 점심을 먹었다.

산 아래는 35도를 넘어 올해 서울 최고 기온을 갈아 치웠지만 사패능선의 바람은 서늘하여 땀으로 젖어버린 온 몸을 말려 등을 타고 아래로 차가운 기운이 내려온다.

하산길이 가볍다는 근거 불분명한 확신으로 포대능선이며 Y능선까지 여유롭게 즐기고, 170장씩 온갖 사진을 다 찍고. 인믈 사진을 100여장 찍으며 모두들 즐거웠다.

신선대에 올라 도봉산 주능선과 자운봉, 만장봉과 선인봉을 바라보며 자연의 신비와 위대함에 고개를 숙인다.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삼각산의 만경대와 백운대 인수봉, 문수봉과 의상능선을 온 몸으로 느끼며 오래 오래 신선대에 앉아 있었다.

신선대에서 도봉산 뒤편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14문 종주 이야기에 빠져 길을 놓치고 잠깐 알바를 한 뒤 길을 다시 찾아 오봉과 우이암으로 나뉘는 표지판에 도착, 또 여유를 부리며 간식을 먹었다.

우이암까지 1.4km 남아 있으니 바쁠 것도 없어 여유롭게 맥주를 마시고 과일을 먹으며 바람을 느끼며 바람에 젖었다.

우이암으로 가는 하산길에 보이는 오봉을 비롯한 도봉산의 주능선과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의 아름다움은 커다란 감동이고 눈의 호사이며 은총이고 축복이다.

우이암까지 1.4km, 거기에서 우이동까지 2.8km, 결국 두번째 간식 먹으며 바람을 느낀 곳에서 우이동까지 4,2km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1시간 정도라 생각하고 여유를 부렸다.

원통굴 통과 시간이 5시 정도였고 원통사 우이동 방학동으로 좌측으로 하산했는데 사이사이 알바를 했고, 당황하여 우리 계획대로가 아닌 방학동 방학 능선으로 하산하여 택시로 방학역으로 이동했다.

이 모든 시간이 집에 와서 검색한 결과이니 길에서 만난 산꾼에게 의지해서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우이암이 암자인 줄 알고 봉정암도 아닌데 도봉산의 암자가 높은 곳에 있을리 없다고 생각했으니 도반으로서 자세가 도무지 불량하기 짝이 없다.

도반으로서 무지와 불성실을 반성하고 자책하며 자아비판한다.

머핀님이 아주 아주 먼 옛날 걸었다는 희미한 기억을 믿고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길을 나섰으니 앞장 선 산꾼으로 기본이 없다.

  우이분소에서 시작 방학능선 - 원통사 - 우이암 - 오봉 - 신선대 - 마당바위 - 도봉탐방 지원센터  9km에 5시간 30분 정도 소요 된단다.

다시 한번 시도해 보리라.

다시 실수하지 않으리라.

나를 믿고 함께 걷는 삼목회 여러분에 대한 예의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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