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우중 산행

꿈꾸는 식물 2013. 7. 22. 00:19

  지루한 장마가 계속 이어진다.

그럼에도 우리 삼목회의 진격을 막을 수는 없다, 그 누구도!

시작부터 비를 맞으며 파란 우비와 노란 우비와 하얀 우비가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다.

봄날 미영이가 처음 삼목회에 합류하고 수향비에 질려 버린 미영이 회유책(?)으로 북한산 둘레길을 우이령에서 시작하여 충의길, 효자길, 내시묘역길, 마실길, 구름정원길을 걸었다.

그리고 걷지 않았던 그 둘레길을 이 여름날 장맛비를 맞으며 머핀님과 미자씨와 함께 걸었다.     

 

   7월 11일 목요일 : 6시간 16km

      in : 불광역 2번 출구,   out : 1번 마을버스로 수유역

      옛성길, 평창마을길, 명상길, 솔샘길, 흰구름길.

  

   7월 18일 목요일 : 7시간 20분 23km

      in : 수유역 1번 출구,   out : 회룡역 

      순례길, 소나무숲길, 왕실묘역길, 방학동길, 도봉 옛길, 다락원길, 보루길.

 

  디카를 꺼낼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많이 내린 7월 11일에도 우리는 비가 내려서 날이 덥지 않다며 우리는 즐거워 했고, 우리네 점심을 위해서 잠깐 쉬어 가는 비에게 감사 드리기도 했고, 사이사이 살랑살랑 건듯건듯 불어오는 바람에 기뻐했다.

둘레길에서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넋이 나갔다는 동료 의식을 느끼며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우중 산행 첫번째 목요일보다 두번째 목요일에 비가 조금 와서 머리에 능소화를 꽂고 한바탕 웃기도 했고, 쌍둥이 전망대에 올라 도봉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으니 또한 고맙고 행복한 일이다.

도봉산 둘레길에서는 계곡에 발을 담그기도 했고, 안내판이 비에 뽑혀 방향을 상실해 알바를 하면서도 행복해서 어쩔 줄 몰랐으니 우리 도반들은 뭔가에 사로 잡혀 있음이 분명하고 자명하다.

마지막 보루길을 오르는 경사가 제법 있는 남성적이고 역동적인 등산로를 쉬지 않고 한번에 올라와 버린 도반들이 너무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럽다.

이렇게 목요일마다 걷고 또 걸으면 곧 꽈배기쌍알 코스도 도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꿈꾸어 본다.

비록 허방이라 할지라도, 비록 현실적 보답으로 오지 않을지라도.  

  도봉산 둘레길이 처음인 미자씨는 계곡이 풍요로운 도봉산에 푸욱 빠져 여름 내내 접근성이 좋지 않아도 도봉산에만 다니자고 하신다.

나야 도봉산이 북한산보다 가깝지만 미자씨의 이동 거리가 장난이 아닌데......

그럼에도 도봉의 계곡은 풍요롭고 넉넉하며 깔끔하고 정갈하며 온통 산이 우리 차지이니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산사태 난다며 질색팔색을 하는 김동현님과 주선씨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철없는 머핀님과 나는 만나면 즐겁고 걸으면 행복하니 이를 어쩌랴.

신새벽에 일어나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제일 이동 거리가 먼 온수에서 한걸음에 달려오는 미자씨가 어쩌면 가장 깊게 중독 되었는지도 모른다.

중독성이 강하여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 뿌리 깊은 유혹에 우리는 깊게 경사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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