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북한산 물놀이

꿈꾸는 식물 2013. 8. 3. 23:01

  수향비에서 시작하여 사모바위 거쳐 삼천사 계곡이나 진관사 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결국 용화능선에서 응봉능선으로 하산하여 7시간 동안 12km를 걸었다.(8월 1일 목요일)

불광역 1번 출구에서 9시에 만나 사방사방 걸어서 사모바위까지 정도 찍고 계곡물이 풍성한 삼천사 계곡이나 진관사 계곡으로 내려오며 물놀이하며 여름 북한산을 즐길 계획이다.

휴가로 한 주 건너 뛰었던 머핀님과 미자씨랑 오랜만에 우중 산행이 아닌 맑은 하늘 아래 북한산을 만난다.

  나는 그 전 주에 혼자서 수향비에서 형제봉 거쳐 북악산으로 걸었던 경험이 있었는데, 두 분은 미영이가 처음 삼목회에 왔던 봄날 걸었던 이후 처음이시란다.

지난 주에 미자씨랑 함께 걸었을 때 몸 상태가 별로여서 힘이 들었는데 오늘은 활짝 갠 날씨만큼 몸이 가볍고 쾌청하다.

수리봉을 향하여 올라가며 아무 생각도 없이 커다란 바위를 향하여 성큼성큼 올라 갔는데 미자씨가 발이 꼬여 어쩔 줄 모르고, 그것을 지켜본 머핀님까지 네 발로 완전 기어 오른다.

결국 미자씨는 억지로 '네 발 달린 짐승이니므다' 자세로 기어 오르고, 머핀님은 다른 길로 돌아서 오른다.

아직 미자씨는 커다란 너럭바위를 성큼성큼 오를 정도는 아니고, 머핀님 역시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롭지 않는데 아무 생각도 없이 앞으로 걸어 나갔던 나를 반성한다.

수리봉에서 향로봉으로 향하는 길, 탕춘대 성곽과 인왕산 서울 성곽이 보이고, 우리가 걸어가야 할 비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휴가철답게 초보 산꾼들 모습이 눈에 들어 오며 사이사이 정체가 일어난다, 주말처럼.

비에 씻긴 향로봉 모습이 새삼 눈에 들어오며 파란 하늘 아래 비봉이 정답고, 삼각산 세 봉우리인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가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비봉에 가기 전, 사모바위 가기 전에 진관사 계곡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이 보이는데 더 나가고 싶은 진격 본능으로 사모바위까지 나아간다.

오늘은 사모바위에 오르는 산꾼들이 없어 미자씨와 머핀님에게 올라 가기를 권했는데 결국 오르지 못하고 중간 정도에서 사진을 찍었다.

시도해 보겠다는 나를 말리는 머핀님을 보고 무리한 산행의 트라우마를 새삼 느끼며 또 반성한다.

요즘 무리를 하고 싶은 무의식이 가끔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오른다. 아서라, 아서라, 아서라.

사모바위 보며 점심을 먹고 진관사와 삼천사로 이어지는 응봉능선으로 하산한다.

응봉 능선으로 자주 하산 했는데도 여름에는 오랜만인 듯 아름답고 산뜻한 응봉 능선이 낯설게 다가온다.

원래 계획은 진관사 계곡으로 하산하려고 했는데 결국 삼천사를 조금 지나친 등산로로 하산, 삼천사 계곡으로 다시 오른다.

삼천사 계곡은 완전 목욕탕 분위기, 우리들은 제법 산으로 다시 오르고 올라 계곡에 자리 잡는다.

물이라면 이성(?)을 잃은 머핀님이 빠르게 신발을 벗고 입수하여 물놀이 하기 좋은 계곡을 선점 했고, 이어서 미자씨도 입수하여 두 분 은 머리까지 감는다.

마침내 나도 처음으로 계곡에 완전 입수하여 북한산 계곡과 처음으로 만난다, 온 몸으로.

계곡에 완전 입수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고 맥주를 나누고 행복을 나눈다.

계곡 물소리는 콸콸, 바람은 살랑살랑, 햇볕은 오소소, 나뭇잎은 반짝반짝, 우리들의 웃음은 헤헿헤헤 푸푸푸 하하하.

  아름다운 여름날이 이렇게 간다.

아름다운 오늘도 내일이면 그리움으로 기억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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