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삼산을 이어 걷기로 했다.
홍제역 4번 출구에서 만나 백련산을 거쳐 다시 하산하여 안산 자락길 거쳐 안산 봉수대 거쳐 서대문 의회로 하산 인왕산 기차바위 거쳐 홍지문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결국 안산에서 선바위와 해골바위 거쳐 인왕산 옆자락 거쳐 서소문 지나 정동길 걸으며 덕수궁 돌담길 보며 하루를 마감했다.
미영이는 낙향하고 머핀님과 미자씨와 셋이서 8시간 동안 17km를 걸었다.(6월 27일 목요일)
백련사로 유명한 백련산은 작은 동네 뒷산이지만 동네 뒷산답게 아지자기 누구나 걸을 수 있도록 잘 가꾸어져 있었다.
작은 정자. 월드컵 경기장까지 볼 수 있는 조망 명소, 크고 작은 운동 기구, 오르락 내리락 걸을 수 있는 흙길이 제법 길게 이어진다.
백련산을 내려와서 서대문 구청 사거리에서 홍제천으로 방향을 잡으니 제법 그럴 듯한 인공 폭포가 우리를 기다린다.
폭포를 바라보며 물레방앗간을 거쳐 안산자락길로 들어가니 허브공원에 여름 허브 내음이 은은하고 여름 허브가 지천이다.
봉수대로 방향을 바로 잡지 않고 방죽으로 이어지는 길로 걸으니 연꽃과 수련 붓꽃과 창포꽃이 한창이다.
길을 놓쳐 조금 헤매며 모악정과 메타세콰이어길은 그냥 스치고 봉수대로 향한다.
봉수대에서 서대문 의회를 보며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하고 바위에 돗자리를 펴고 점심을 나눈다.
준비해 간 맥주가 제대로 녹지 않아 등 뒤에 대고 녹여 가면서 웃음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나누며 마음을 나눈다.
결국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 서대문 의회로 내려 오지 못하고 독립공원으로 빙 돌아서 내려 오는 바람에 시위대와 독립공원에서 조우, 그들과 함께 우왕좌왕 똥개 훈련 하듯이 같은 길을 왕복하다가 선바위 방향으로 올라간다.
국사당을 지나 선바위와 해골바위를 지나니 인왕산 서울성곽이 다정하게 다가온다.
인왕산의 온갖 바위들을 바라보며 숨 고르기를 하는데 아침부터 알바를 몇 번씩 했기 때문인지 머핀님과 미자씨가 단체로 인왕산 정상에 오르기를 거부한다.
결국 서울성곽으로 들어와서 정상이 아닌 돈의문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서울 성곽을 따라 걸으며 담쟁이가 우거진 작곡가 홍남파 집을 지나 경교장 거쳐 서소문터를 보고 정동으로 들어선다.
덕수궁 돌담길에서 길고 긴 하루를 마감한다.
늘 계획은 원대하게, 마감은 도반들 마음 가는 대로, 마음은 모두들 유쾌하게!
인왕산 정상을 찍고 기차바위에서 홍지문 방향으로 이어져 탕춘대 능선까지 가고 싶었던 내 야무진 계획은 시청에서 신촌으로 이동하여 낙지볶음을 먹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다음이 있어서 즐거운, 그래서 다음 목요일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