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북한산 둘레길(1)

꿈꾸는 식물 2013. 4. 8. 14:45

  오늘 삼목회는 신입(?) 회원을 위한 배려(?)에서 가볍게 북한산 둘레길을 돌기로 했다.

지난 주 수향비 때문에 힘이 들었다는 수평형 인간 미영이를 위해 수직이 아니어도 힘이 들 수 있다는 불멸의 진리를 일깨워 주기 위하여 북한산 둘레길을 계획했다.

수유역 3번 출구에서 만나 우이령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120번이나 153번 버스를 타야 하는데 넋이 빠져 있어 150번 버스를 묻지도 않고 기세등등 탔다가 방학동에서 내려 도봉산 바라보며 다시 택시로 뒤로 이동하는 헤프닝을 연출했다.

우이령길, 충의길, 효자길, 내시묘역길, 마실길, 구름정원길 일부까지 7시간 20분 동안 24km를 걸었다.(4월 4일 목요일)  

폭포동 아파트에서 연신내역까지 꾸역구역 걸으면서 했던 나의 생각, '차라리 구름정원길 지나 장미공원 찍고 구기터널에서 끝냈으면......'

미영이가 그만 가겠다며 두손을 들자 머핀님과 이미자님까지 합세하여 나만 혼자 가라는데 할 말이 없어, 맥주 한 캔에 그녕 넘어 갔다.

  머핀님이 지난 9월 20일 그렇게 북한산을 떠나 몇 달만에 처음 북한산에 발을 들여 놓은 곳이 북한산 둘레길 우이령길이었다.

완전히 완쾌하지 못했지만 함께 다시 북한산에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얼마나 고무 되었던가.

살짝 살얼음이 끼어 있었던 그 길을 따뜻한 봄빛과 더불어 함께 걷는다.

자운봉과 오봉을 바라보며 걷는 우이령의 매력에 미영이는 살짝 흥분해 있다.

우이령을 지나 이어지는 충의길 구간은 처음에 만들어졌던 대로에 비하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살짝 살짝 흔들리는 구름 다리형 출렁 다리가 우리를 기다리는 길, 멀리 숨은벽이 우리를 치명적인 매력으로 부르는 길.

아이젠을 신고 걸었던 그 길을 온유한 봄빛과 부드럽고 투명한 공기를 온 몸으로 느끼며 걷는다.  

북한산 탐방 지원센터 이전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미자님의 언니가 오늘 새벽 싸다 주신 김밥과 사과와 오이를 나눠 먹으며 언니의 그 따뜻하고 애잔했을 마음 언저리를 느껴 본다.

슬러시 맥주를 기꺼이 받아 마시는 미영이는 나날이 발전하고 새롭게 개발되어 간다.  

마실길 끝에서 모두 공원 평상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나에게도 함께 누워 하늘을 보자고 권하는 권사가 된다.

봄빛을 온 몸으로 느끼며 태연하게 풀을 뜯고 있는 어린 다람쥐의 윤기 흐르는 털과 까만 눈동자에 빠져 가던 길을 멈춘다.

노오란 산수유는 봄빛에 졸고, 보랏빛 제비꽃은 저 홀로 저만치 피어 있다.

여기저기 봄을 노래하는 물 오르는 나무들의 연두에 빠져 본다.

뒤를 주지 않고 내달려도 자꾸 뒤에서 쳐지는 바람에 잠깐 기다리는데, '이제 그만, 이제 그만'을 외친다.

예전 둘레길인 폭포동 아파트에서 시원한 맥주와 아이스크림으로 하루를 마무리, 다시 우회하는 둘레길을 걸어 불광역을 수다 떨다가 놓치고 연신내역까지 걸었다.

  다음 주는 개나리 동산인 응봉산 끼고 걷는 도심 등산로를 걸을 계획이다.

한 주는 빡세게, 한 주는 가볍게 걸으며 근력을 만들어 보자며 신입 도반을 살살 꼬인다.

발목이 아프다며 징징거려도(?) 미영이 역시 걷기의 매력에 곧 중독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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