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소모임

교동 나들길(2코스)

꿈꾸는 식물 2013. 4. 2. 12:24

  강화도 교동 나들길에 나선다.

1코스 흔적 따라 가는 길에 이어 2코스 머르메 가는 길을 장정애님과 머핀님과 함께 걷는다.

합정역 8번 출구에서 7시 15분에 만나 3000번 버스를 타고 강화 터미널에 9시 못미쳐 도착. 9시 5분 창후리행 32번 버스로 이동, 9시 40분 배를 타고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 에 10시 정도 도착, 마을 버스를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기에 5km 밖의 대룡리를 향하여 걸었다.

마을 버스 이용자를 위한 나들길 안내판을 30m 지나 좌회전해서 결국 난정 저수지를 조금 지나는 쪽으로 더 먼 길을 걸었다.

마을 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우리처럼 대룡리까지 걸어오는 몰지각한(?) 인간을 위해 대룡리에서 좌회전하는 리본이 조금 아쉬었다.

머핀님의 활약으로 난정 저수지 1.7km 앞에서 고마우신 교동도 분의 도움을 받아 저수지로 이동할 수 있었다.

걷기를 마치고 월선포 선착장으로 마을 버스를 기다렸다가 나오려고 했는데 또 머핀님이 활약하여 트럭을 얻어 타고 나오는 행운을 만날 수 있었다.

5시간 30분 동안 약 24km를 걸었다. (3월 29일 금요일)

  월선포 선착장에서 대룡리까지 가는 큰 길은 1코스 화개산을 계속 오른족에 두고 걷는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이다.

내년에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다리가 완성된다면 교동도의 한가로움과 고즈넉함도 옛 이야기가 되리라.

포장 도로는 빛의 속도로 내달리는 습관대로 한 시간에 채 지나지 않아 대룡리에 닿는다.

화개산에서 내려와 남산포로 이어지는 1코스와 작별하고 시작을 알리는 표지를 찾지 못해 삼선리와 난정리 표지를 따라 좌회전을 했다.

결국 난정 저수지까지 구간은 우리끼리 교동 평야를 가로 지르며 우리만의 나들길을 갔다.

난정 저수지의 물빛에 대해서 뭐라고 말해야 할까?

장정애님 표현에 따르면 바이칼 호수의 물빛이 이럴까?

푸르디 푸른, 투명하다 못해 마음까지 절로 그 투명에 물들어 텅 비어 버릴 것같은 물빛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아득하기만 하다.

교동평야를 위한 기획 저수지답게 직사각형의 저수지 끝에는 근심 처량하게- 장정애님 표현 차용-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이제 수정산으로 오른다.

수정산은 낮은 마을 뒷산 느낌의 산이지만 넓고 넓은 교동평야가 한눈에 보이고, 교동도가 섬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듯 양쪽으로 텅 빈 바다가 계속 시선을 잡는다.

갯벌빛 텅 빈 고즈넉한 바다. 반듯하게 경지 정리가 되어 넓은 바둑판을 떠올리게 하는 교동평야. 에메랄드 하늘을 가득 담은 호숫빛 저수지, 작년 가을의 흔적인 듯 아직도 사람의 발을 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낙엽 쌓인 길을 걷는 행복.

북한산 둘레길처럼 수정산을 오르며 내리며, 그 고즈넉함과 여유와 한가로움을 만끽한다.

그 만끽이 지나쳐 결국 수정산에서 금정굴로 가는 리본을 놓치고, 난정마을회관과 난정초등학교를 거쳐 조금 우왕좌왕 하다가 어렵게 금정굴에서 내려오는 표지를 만나 죽산포로 향한다.

썰물을 만난  바다는 숨죽인 채 갯벌을 드러내고, 우리는 양지 바른 누군가의 유택에서 점심을 먹었다.

부드러운 공기, 온유한 바람, 고즈넉한 갯벌, 향기로운 마른 풀 내음, 장정애님과 머핀님의 정다운 목소리, 함께 나누는 맥주 한 잔.

기꺼이 감히 나는 행복하다.

  머르메를 지나 미곡 종합 처리장에서 아침에 놓쳤던 길을 다시 찾아 머리에서 이어 본다.

장정애님 말씀대로 모내기가 다 끝나 모가 조금씩 자라 그 연두빛을 자랑하는 6월에 근심처량한 백로를 만나러 올까, 아니면 교동평야가 황금 물결로 춤추는 가을에 그 황금빛 앞에 마주 설까?

행복한 고민에 빠지며 서울로 가는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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