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소모임

한강(봄을 부르는 소리)

꿈꾸는 식물 2013. 2. 25. 19:18

  장정애님과 함께 한강 걷기에 나선다.

멀리 가양에 사시는 장정애님이 강변까지 오셔서 잠실철교로 한강 진입, 강북으로 올림픽대교, 천호대교, 광진교, 암사대교, 강동대교, 미사대교 지나 팔당댐까지

5시간 40분 동안 21km를 걸었다.(2월 22일 금요일)

그 사이에 풍속마을과 미음마을 사이에 자전거를 위한 휴게소에서 닭 한 마리 칼국수와 해물 파전에 탁주까지 걸쳤다.

역시 평지에는 다른 사람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정애님이시다.

  한강은 내가 걷든 걷지 않든 늘 그 모습 그대로 흘러 가고 있다.

예전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한강에 나왔는데 요즘은 수업이 있는 날은 집 바깥으로 나서지 못하니 한강과 멀어진 듯 느껴진다.

수업이 있는 날 걸으면 제대로 수업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수업이 없는 날은 삼각산에 들거나 멀리 걷고 싶어 하니 한강에 나설 여유가 없다.

모처럼 잠실철교에서 팔당 방면으로 사방사방 하늘하는 걷고 걷는다.

새벽에 잠깐 내린 눈 때문에 한강은 아직도 한겨울 정취가 느껴지지만 부드러운 공기와 온유한 바람이 봄이 멀지 않음을 나직하게 들려 준다.

투명한 하늘 아래 예봉산과 검단산이 조금씩 다가 오고, 새파란 하늘 아래 푸르른 한강은 물결을 지으며 아래로 아래로 흐르고, 한가롭게 떠도는 오리들은 떼를 지어 써핑을 즐긴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장정애님과의 대화는 끝없이 이어지고, 부추를 잔뜩 넣은 해물 파전과 따끈한 닭 한 마리 칼국수에 우리는 끝없이 행복하다.

  베낭 하나 등에 질머지고, 그냥 이렇게 걷고 또 걸으며 몸과 마음을 비우는 삷.

길에서 떠도는 바람의 넋이 내 영혼 어디에 깃들어 있는 듯, 길을 나서 바람과 마주 하면 나는 그냥 행복하고, 마음이 절로 무장 해제가 된다.

내 영혼 어느 곳엔가 꼭꼭 숨어 있는 바람의 넋이 나를 부른다.

자신 속으로 침잠하기와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기, 이 생의 과제를 화두처럼 안고 나는 또 오늘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