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핀님과 나의 사정으로 당분간 아마 12월 20일까지 머핀님은 삼각산에 오르지 못한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생각한 것이 머핀님 댁을 중심으로 한강과 안양천을 따라 걷기이다.
그동안 한 번은 혼자 안양천 따라 끝없이 걸어 1호선 구일역까지 걸었고, 또 한 번은 안양천 따라 가다가 정신 차려 다시 돌아와서 한강 따라 여의도 샛강 지나 여의도역까지 걸었던 적도 있었다.
1) 11월 8일 목요일 : 신목동에서 여의도 샛강 지나 노량진 수산시장 거쳐 노량진역까지(마이 코치까지 미친 날, 3시간 정도 약 12km )
머핀님 보내고 혼자 걸어서 여의나루까지
2) 11월 16일 금요일 :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안양천 따라 신목동까지 ( 2시간 30분 14km)
3) 11월 22일 목요일 : 시청역에서 만나 청계천 따라 놀다 (4시간 30분 15km)
성곡미술관, 광장시장, 인사동을 헤매다
내가 착하게 살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다 잘 되리라고 감히 믿었다.
고전소설의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를 믿는 수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속수무책으로 멍 때리고 앉아 있을 수 없어서, 가능한 못된 성격 밖으로 드러내며 성질 자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내 주변의 크고 작은 인연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고전소설이 아닌 현대소설의 시대이기에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이 아닌 다양한 주제와 열린 결말이 나에게 주어졌다.
그 어떤 고통도 시간 앞에는 장사 없고, 그 어떤 사랑도 시간 앞에서는 빛을 잃어 버리고, 그 어떤 치욕과 아픔도 시간 앞에서는 견뎌낼 수 없음을 나는 온 몸과 마음으로 체험했다.
앞으로 아무리 길게 잡아도 10년이면 모든 것이 정리되고 단순명료해지는데, 불시에 무릎을 가격당한 듯 이렇게 두 무릎 꿇고 주저 앉아 울지 말자.
아무리 양보하고 또 양보하여도 기껏 10년이면 새파란 가을하늘처럼 투명해지는데, 온 세상이 다 끝난 듯 엄살 부리며 어리광 떨며 아파하지 말자.
삶의 곳곳에 숨겨져 있는 그 많은 허방을 디딘 적이 한두번이 아니잖는가.
이 또한 지나 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 않는가.
자신의 배로 자신의 강을 건너 가라.
자신의 배로 자신의 강을 건너 가라,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