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소모임

파주 평화 누리길(2)

꿈꾸는 식물 2012. 5. 1. 13:23

  장정애님과 파주 평화 누리길 둘째길에 나선다.

성동 사거리에서 시작, 프로방스 지나 아쿠아랜드 거쳐, 파주 공설운동장 지나 반구정에 이르는 길이다.

합정역 2번 출구에서 9시에 만나 2200번 버스 타고 성동 사거리에서 하차하여 걷기를 시작했다.

대략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쉬는 시간 포함 7시간 동안 23km를 걸었다,(4월 27일 금요일)

  자유로와 함께 나란히 북으로 가는 길은 왜 이 길의 이름이 '평화 누리길'이며 저렇게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화 도로가 왜 '자유로'여야만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유로로 이동하는 많은 군용 트럭과 그 트럭에 실린 젊은이들, 거대한 운반용 차량에 실려 줄을 지어 운반되는 이름도 잘 모르는 미사일과 탱크, 누리길 주변에서 끝없이 만나는 군 부대 막사들, 완전 군장을 하고 경계 태세로 긴장해 있는 젊은 군인들.

공기까지도 낯설고, 산벚꽃의 연분홍까지도 수상하고, 군 부대를 에워 싸고 지천으로 피어나는 하이얀 목련까지도 그 속에 갇힌 젊음을 생각하니 애틋하고 애잔하다.

낯설음에도 불구하고 제비꽃과 산벚꽃, 목련꽃과 조팝꽃은 하늘하늘 꽃비를 내리고, 인적 하나 없는 산 속 오솔길에는 갈색 솔잎이 카펫인 양 부드럽게 깔려 있고, 장정애님 이야기대로 깊은 산을 알리는 듯 산새 소리는 맑고 청아하다.

  장정애님 방식대로 '반구정'을 큰 목표로 무리하지 않고 헤매지 않고 둘째 길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지난 번 길을 잘못 들었다고 돌아온 그 마을에 이르러 우리가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이 길을 잘못 알려 준 것을 알았다.

우리가 길을 묻던 바로 그 옆에 가려던 평화 누리길이 있으니, 차라리 묻지 않고 걸었더라면 그 날 내쳐 걸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길에서 길을 묻고, 길에서 길을 잃고, 길에서 길을 꿈꾸는 것이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

한명회의 압구정, 황희의 반구정이라 들은 반구정을 처음으로 보았다.

한명회의 압구정은 정자의 흔적도 없이 이름만 남아 있는데. 황희의 반구정은 복원한 모습이지만 정자가 그대로 남아 있고 꿈처럼 정자 앞으로 한강이 흐른다. 

한강은 옛 모습 그대로 봄빛에 반짝이며 바다로 바다로 제 갈 길을 간다.

서울로 돌아갈 길은 멀고 아득한데 마음은 허허롭다.

  53번 마을 버스를 타고 문산역으로, 디엠씨에서 환승, 홍대앞을 거쳐 집으로 돌아온다.

이제 셋째길(10.8km)과 넷째길(16.5km)이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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