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서울 시계 걷기 마지막 10구간이다.
지난 해 10월 9일 광나루에서 시작하여 열 번에 걸쳐 숨 가쁘게 달려온 서울 시계 걷기가 200km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 한다.
오늘 참가자는 큰언니, 머핀님, 규니모, 아타님, 해바라기님과 지인, 그리고 앞잡이 공샘과 나, 이렇게 총 8명이다.
10번을 모두 개근하신 분은 큰언니와 머핀님, 공샘과 나 이렇게 넷이다.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한 번이라도 참석하신 분을 헤아려 본다.
타이슨님, 한울님, 작은언니, 산산님, 장정애님, 이혜리님, 메밀꽃님, 별의별님, 가그랑비님.
우리의 서울 시계 마감을 축복하는 듯 복정역에서 나서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12시부터 내린다는 일기 예보에 비가 조금 지연되면 오전에 빡세게 걸어서 거리를 당겨 놓을 예정이었는데 대략 난감하다.
모두들 우산을 들고, 걸리적거리는 것을 싫어하는 나만 비옷을 입고 복정역에서 장지천으로 향한다.
비는 계속 내리고 우리는 장지 생태공원을 지나 남한산성으로 방향으로 계속 걷는다.
구리 판교 도시고속 도로 방음벽을 사이에 두고 민들어 놓은 메타세콰이어 길이 너무 아름다워 탄성을 지른다.
구리 판교 도시고속 도로 옆에 이렇게 고즈넉하고 애잔한 길이 있는 줄 전혀 알지 못 했다.
서울과 하남 시계에 이르러 정자에서 커피와 머핀님의 단호박구이를 간식으로 즐기며 큰언니께 종주 기념패를 전달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늘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신 큰언니는 기행 때마다 찰밥이며 송편, 쑥떡, 두루치기, 온갖 김치며 밑반찬을 가득 가득 가져 오셔서 우리를 넉넉하게 먹여 주셨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그래서 늘 밝은 큰언니가 부럽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걸은 탓에 배는 고픈데 비를 그으며 점심을 먹을 정자를 만나기가 어렵다.
기적같이 비를 그을 곳을 일자산에서 만나 모두 이성을 잃고 먹고 마시며 행복했다.
바람까지 동반한 비는 점점 거세지고, 신발은 이제 물이 조금씩 들어 오고, 옷은 젖어서 축축하고 무겁다.
강동 그린웨이 끝점인 고덕산을 지나 암사 선사 유적지를 지나 드디어 한강으로 들어간다.
광진교를 건너면서 잠깐 다리 위 쉼터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드디어 우리는 광나루에 도착했다.
광나루에서 큰언니가 치맥으로 뒤풀이를 해 주셨다.
폭우와 강풍 속에서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7시간 30분 동안 29km를 걸었다.(4월 21일 토요일)
모두들 자제력과 인내심이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난 자기 통제력과 인내심이 강한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 자신이 그런 강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사진은 비를 핑계로 디카를 꺼내지 않아 염치 없게도 아타님 사진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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