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송파 웨이

꿈꾸는 식물 2012. 3. 16. 23:38

  혼자 걷기 싫어서 몸부림 치다가 10시에 억지로 집을 나선다.

특별히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멀리 있고, 혼자 나서기에는 외진 곳이어서 빈둥대다가 날씨 핑계대며 잠깐 졸아 보다가 억지로 억지로 나섰다.

결국 오랜만에 송파 그린웨이와 송파 워터웨이를 이어 걸었다.

집에서 나서 광진교로 도강하여 한강 걷다가 암사 나들목으로 나서, 암사 선사 유적지 지나 서원마을과 양지마을 지나, 고덕산으로 들어가 송파 그린웨이를 걸었다.

고덕산, 샘터근린공원, 방죽근린공원, 명일근린공원, 일자산까지 걷고,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올림픽공원 지나 성내천 따라 한강까지 송파 워터웨이를 걸었다.

결국 잠실철교로 도강 테크노마트 지나 집으로 왔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5시간 20분 동안 25km를 걸었다.(3월 16일 금요일)

  송파 그린웨이는 강동 아름 숲 조성 운동의 일환으로 거의 대부분 나무들이 베어지고 어린 나무 식목 행사가 성대하게(?)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모든 근린공원은 벌목된 나무들이 잘려져 있고, 깊지 않은 도심의 산이기에 양쪽으로 온갖 아파트와 큰 건물들이 그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처음 그린웨이가 열렸을 때, 길을 찾지 못해 강동구 명일동과 상일동 암사동 근처를 헤매고 또 헤매며 다녔다.

그 때 그린웨이는 지금처럼 대부분 나무들이 베어져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조금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런 모습을 지니며 온갖 야생화들이 피어나고 나무와 풀들이 어우러져 혼자 걷기가 조금 조심스럽기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탈모증에 걸린 중늙은이 머리처럼 휑하니 주변머리가 거의 빠져 버리고 없다.

고덕산에서 샘터근린공원으로 내려오니 이차선 도로인데도 차가 별로 없는 그 길을 사차선으로 만드는 도로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작년 이 때쯤 장정애님과 산산님 그리고 이혜리님과 함께 걷고 너무 실망하여 거의 걷지 않았는데, 또 나를 실망 시킨다.

  태양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으랴. 

나 역시 어제의 내가 아니면서, 굳이 변하는 길을 탓하랴.

마음 한편이 애잔하고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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