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올림픽공원까지

꿈꾸는 식물 2012. 1. 31. 17:42

  오후부터 눈이 내리고 매운 추위가 몰려 온다고 뉴스거리가 없는 것처럼 모든 메스컴이 떠들어댄다.

화요일에는 가볍게 동네를 돌아 주리라 결심 했는데, 쉽게 나서기가 싫어서 온갖 게으름을 피우다가 홀연히 집을 나섰다.

올림픽대교로 한강 시민공원으로 들어가, 광진교로 도강, 강남에서 올림픽대교로 방향 잡아 가다가 성내천으로 진입, 올림픽공원 무지개 다리 거쳐, 몽촌토성 가볍게 스쳐 다시 성내천과 한강 합수 지점, 잠실철교 지나 도강, 올림픽대교에서 집으로 들어 왔다.

마이 코치는 2시간 20분 동안 14km를 걸었다고 한다. (1월 31일 화요일

  싸늘한 바람, 눈을 기대하게 하는 흐린 하늘, 아직도 남아 있는 가을의 흔적 갈대, 멀리 또는 가까이 보이는 한강의 다리들, 살짝 살짝 얼어버린 하얀 강물, 얼음 가장자리에 앉아 햇볕을 즐기는 겨울 철새들, 열심이 걸아가는 몽촌 토성 위의 사람 사람들.

나는 이 모든 것이 정겹고, 이 모든 것을 느끼는 내 마음에 위로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 내리라, 자기 암시를 한다.

작년 이 때 내가 그려 보았던 모습과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내년 이 때도 지금 내가 그린 모습과 조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겠지만, 나는 내 삶을 뜨겁게 사랑하고, 내 삶을 온 몸으로 살아내고 있다.

때로 주저 앉고 싶어도, 때로 소리내어 울고 싶어도, 나는 주선씨와 승민이를 온 몸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것이다.

동물적 진지함으로 내 앞에 주어진 이 삶을 살아 내리라.

잠실대교를 건너오며 나는 싸늘한 강바람을 맞으며 뜨겁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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