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걸어서 올림픽 공원까지

꿈꾸는 식물 2012. 1. 12. 10:40

  목요일부터 걷기에 나서는데, 주선씨의 골프방학으로 제대로 걷기가 되지 않아 혼자 길에 나선다.

올림픽대교에서 광진교 지나 도강, 다시 올림픽대교 강남으로 방향 돌려 올림픽공원 무지개 다리 찍고, 성내천과 한강 합수 지점 거쳐 잠실철교로 도강, 올림픽대교 거쳐 집으로 돌아 왔다.

2시간 10분에 13km  걸으니 몸과 마음이 모두 가볍고 산뜻하다.(1월 10일 화요일)

  반쯤 얼어버린 한강, 아직 얼지 않는 강물 위로 쏟아지는 겨울 햇살, 점령군처럼 채 물러 가지 않고 떠도는 안개 내음, 잎을 떨구고 정직한 모습으로 정결하게 서 있는 나목(裸木)들, 아직도 붉은 등을 달고 공원을 환하게 비추는 산수유 열매.

올 겨울 최저 기온이라는 엄포에도 의연하게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와, 맨주먹 붉은 피의 워커, 그리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가장 동물적인(?) 경기인 축구에 열을 올리는 축구 동호회 여러분들.

  겨울 강이 주는 순수함과 정갈함, 겨울 공원이 주는 쓸쓸함과 호젓함을 마음으로 즐기고 돌아온다.

삶이 무어 그리 대단하랴.

삶이 무어 그리 쓸쓸하랴.

삶이 무어 그리 진지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람부는 강가에서 삶이 주는 엄숙함과 적막함, 그 지난함에 고개 숙인다. 

 

 

 

 

 

 

 

 

 

 

 

 

 

 

 

 

 

 

 

 

 

 

 

 

 

 

 

 

 

 

 

 

 

 

 

 

 

 

 

 

 

 

 

 

      

     

'걷기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걸어서 상계교까지  (0) 2012.01.20
동네 한 바퀴 돌기  (0) 2012.01.14
서울 도심 등산로를 따라  (0) 2012.01.05
여의도 샛강끼지  (0) 2011.12.01
서울 성곽  (0) 201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