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검단산 그리고 아차산

꿈꾸는 식물 2012. 1. 16. 16:22

  남강 발원지인 남덕유 기행을 떠날 예정인 나를 주선씨가 태백산에 다녀 오자며 슬슬 미끼를 던졌고, 나는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하며 기행을 취소 했는데, 따뜻한 주말 이틀을 서울 근교 야산 산행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검단산은 에니메이션고등학교로 올라가 정상 찍고 팔당 가까이 능선을 따라 내려 왔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3시간 동안 8km 산행을 했단다. ( 1월 14일 토요일 )

아차산은 집에서 시작하여 아차산 지나 용마산 찍고 하산하여 구의문 근처까지 걷고, 식사 후 또 걸어서 집까지 왔다.

마이 코치는 3시간 30분 동안 13km를 걸었다고 이야기해 준다. ( 1월 15일 일요일 )

  겨울 가뭄이 심해 먼지가 풀풀 날리는 검단산을 오르는 기분은 썩 유쾌하지 않았지만, 나뭇잎을 모두 떨군 겨울 나무 사이로 오른쪽은 한강 왼쪽은 하남시를 보며 내려오는 기분은 색다른 겨울 검단산의 매력이다.

올라가는 쪽은 눈을 전혀 볼 수 없었지만 팔당 쪽 하산길은 그늘이기 때문인지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있고, 앝게 하얀 눈을 뒤집어 쓴 능선을 볼 수 있었다.

주선씨랑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검단산을 내려 온다.

새로 발령 받은 곳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으로 주선씨는 더욱 과묵하고 진지하다.

주선씨는 새 발령지에서 업무를 훌륭하게 해 내야만 하고, 승민이는 7월까지 육 개월 동안 리트와 토익 고득점을 맞아야만 한다.

두 남자들의 과업사이에서 나는 또 얼마나 전전긍긍하며 우왕좌왕 할까?

두 남자들의 과업을 갤러리로서 수수방관 내지는 유유자적하고 싶은 꿈은 언제나 망상이다.

  토요일 검단산 산행으로 아침부터 테철이가 된 주선씨, 내 야유 때문에 한 시가 지나 아차산에 가자며 나선다.

검단산이나 아차산이 싫어서가 아니라, 주말에는 서울에서 조금 벗어나 산행을 하든지 아니면 걷고 싶은데, 서울 안에서 다람쥐 체바퀴 돌 듯 도는 것이 싫어 살짝 짜증이 난다.

성질을 내며 한 성깔 내며 까칠하게 걷다 보니, 멀리 보이는 한강이 평정심을 부르며 조금 부끄러워진다.

아차산은 완전히 봄날에 저자거리를 방불게 할 정도로 인간이 많다.

광진구 구민들은 모두 아차산에 온 듯, 줄을 지어 행진하는 곳도 곳곳에 많다. 

아차산 지나 용마산까지 찍고, 진경이네 부부를 만나 진경이랑 수다를 떨며 하산했다.

어린이대공원 옆 구의문까지 걸어 오리 꼬치구이에 맥주 마시고, 또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진경이가 내 곁에 있어 늘 커다란 위로가 된다.

고맙고 소중한 친구이다. 물론 나는 진경이에게 그런 친구 못 되지만!

이제 남강 2차 기행부터는 참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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