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주선씨는 내일은 꼭 태백산에 가자고 이야기 했다.
7시에 출발할 수 있도록 5시 40분에 알람을 맞추고, 제대로 나는 일어 났는데 영 반응이 시원치 않다.
결국 아들 학원 보내고, 집에서 2012 이상 문학상 수상 작품집 '옥수수와 나'를 읽다가 12시가 지나 집을 나섰다.
미사리에서 초계냉면과 닭곰탕 칼국수를 먹고, 능내리 천주교 공원 묘지에 주차를 했다.
봉원터널 출구부터 봉쥬르 지나, 다산 유적지 거쳐, 능내역 지나, 북한강 철교를 거쳐, 두물머리 물래길을 걸었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2시간 10분 동안 11km를 걸었다.(1월 28일 토요일)
짧은 시간을 걸었지만 느낌은 새로운 길을 걸은 듯 상쾌, 유쾌, 통쾌했다.
하얗게 눈이 쌓인 한강 풍광이 처음인 듯 낯설게 다가온다.
눈쌓인 한강을 배경으로 새롭게 댐 위를 장식한 팔당댐의 모습도 새삼스럽다.
다산 유적지 근처의 연화 마을 토끼섬에 처음으로 걸어서 들어 갔다.
꽁꽁 얼어버린 한강 위를 걸어서 토끼섬으로 갈 때 기분이 동동 하늘을 나는 것 같았다.
북한강 철교에서 바라보는 양수리, 북한강 철교에서 바라보는 운길산과 수종사, 북한강 철교를 내려와서 두물머리 물래길에서 바라보는 쓸쓸한 겨울 저물녁 풍광이 내 마음에 와 닿는다.
잎을 모두 떨군 겨울 나목 위로 살짝 걸리는 지는 해의 모습은 내 마음을 흔들며 먹먹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집에서 늘어지게 쉬고 싶었을 주선씨에게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더 걷고 싶었는데 접어야만 했기에 아쉽기도 하고.
빨리 주선씨 방학이 끝나 한 달에 한 두번 정도만 같이 걸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북한강 철교를 건너지 말고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주선씨를 반 강제로 철교를 건너 가게 했기에 조금은 미안하다.
그래도 기꺼이 철교를 건너며 양수리 풍광을 담고, 두물머리 물래길에 감탄해 주니, 고맙고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