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삼악산 송년 등반

꿈꾸는 식물 2011. 12. 31. 20:29

주선씨와 송년 등반에 나서다.

처음 계획은 태백산이었으나 해넘이와 해돋이 관광객들과 마주 치는 것을 피해야 했기 때문에 가까운 장소로 변경해야만 했다.

북한산, 청계산, 검단산을 거쳐 등선폭포가 있는 삼악산으로 송년 등반을 결정 했다.

등선폭포 쪽으로 등산을 시작하여 정상인 용화봉 찍고 의암댐으로 하산했다.

의암 매표소에서 의암댐을 걸어서 식당까지 4시간 동안 7km를 걸었다.(2011년 2월 31일 토요일)

  등선폭포로 정상 찍고 다시 등선폭포로 하산했던 작년 봄의 기억이 새롭다.

삼악산 초입에서 만난 등선폭포의 충격, 정상에서 진달래를 따서 막걸리 잔에 띄워 마셨던 기억이 아련하다.

악(岳) 자가 든 산답지 않게 부드러운 삼악산만을 경험했던 우리는 오늘 제대로 임자 만났다.

살짝 내린 눈이 덮힌 삼악산은 겨울산답게 넉넉하고 부드러웠지만, 산길은 살짝 얼어 붙어 아이젠을 착용하기도 착용하지 않기도 애매했다.

아이젠을 차지 않고 주선씨랑 천천히 걸으며 호흡을 맞추었다.

오랜 만에 산행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등선폭포 하산길보다 반 정도 거리이니 완전 급경사에 얼어 붙은 바위길이니 심근색증 예비 환자인 주선씨가 약간 걱정스러웠다.

한참을 내려 오니 상원사 대웅전 지붕과 함께 멀리 의암댐이 보이고 북한강이 보인다.

  산과 강을 따라 열심이 걷고 걸었던 일 년이었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주선씨와, 때로는 우리 땅 도반들과, 또 때로는 번개 길동무들과 함께 걷고 또 걸었다.

많은 생각을 내려 놓고 주워 담고, 많은 상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스쳐 갔다.

그러나 주선씨 말대로 걷기는 자신에 대한 사색이며 성찰이고 기도인지도 모른다.

이제 걷기를 통해 나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싶다.

비록 2012년이 저 안개 자욱한 북한강처럼 애매하고 모호하다 할지라도, 나는 치열하게 내 삶을 살아 가리라.

소박하게 내 주변부터 사랑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이 되고 싶다.

물론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더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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