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걷기

동해 해파랑길(6차)

꿈꾸는 식물 2011. 7. 2. 20:27

1. 동해 해파랑길 (6차)

 1) 기성면 사동리 

 2) 망양정 터

 3) 망양정

 4) 죽변항

 5) 울진군 북면 나곡리

 6) 고포리 : 경상북도와 강원도의 지경리

 7) 임원항

 

 울진 도로 원표

 봉평 신라비

 죽변항의 폭풍 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2. 6월 24일 금요일 - 6월 26일 일요일

 

3. 우리 땅 여러분

 

4. 메아리 속으로 걸었다.

첫날은 비가 기분 좋게 내렸다.

비를 맞으며 디카도 없이 걷고 걸었다.

옛 망양정 터에서부터 점심 먹을 때까지 포효하는 바다만 바라보며 아무하고도 이야기하지 않고 멍하니 걸었다.

몸은 7번 국도를 걸어가는데 마음은 다른 곳을 헤매는 것 같은 유체이탈을 느낀다.

가끔은 정신줄을 놓고 멍 때리고 싶었는데 메아리 속에서 그 경지를 체험한다.

내 정신이 은화처럼 반짝반짝 맑아지는 것을 느껴본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머리에 꽃을 꽂고 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적당한 시점에 점심을 먹으란다.

  옛 망양정 터를 보고 새 망양정에 오른다. 

정선이 바라본 망양정에서 본 바다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바다의 모습이 얼마나 다를까?

모든 것이 변하고 또 변한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지만, 태양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송강 청철의 관동별곡을 떠오른다.

 

  天根을 못내 보와 望洋亭(망양뎡)에 올은 말이

  바다 밧근 하늘이니 하늘 밧근 므서신고

  갓득 노한 고래, 뉘라서 놀내관디

  블거니 쁨거니 어즈러이 구난디고

  은산을 것거 내여 육합의 나리는 듯

  오월 長天(당텬)의 白雪(백설)은 무사 일고

 

 '은으로 된 산을 꺾어 내어 온 세상에 흩어 내리는 둣 오월의 아득한 하늘에 흰 눈이 무슨 일인가'

파도가 온 세상에  하얗게 쏟아지는 흰 포말을 백설이라 노래한 송강의 가사는 아직도 유효함을 메아리 때문에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었다. 

죽변항의 '폭풍 속으로' 세트장 옆에 있는 시누대가 우거진 어눅한 숲길에서 바라본 동해는 이전까지 만났던 동해가 아닌 가뜩이나 노한 고래의 모습이었다.

급기야 물기 머금은 디카가 파업을 한다.

온갖 부유물이 떠다니는 웅덩이를 지나 아름다운 바위 틈을 거쳐 빗물이 쏟아지는 산을 거슬러 오른다.

물은 아래로 흐르는데, 우리는 물을 거슬러 위로 오른다.

  물 위를 걷는 사람들이 되어 물과 함께 아래로 아래로 내려 온다.

드디어 고포, 고포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경상북도와 강원도가 나뉘는 고포다.

그리고 임원, 호산으로 관동대로가 이어진다.

관동대로 옛길 걷기, 수로 부인길, 언니랑 맹방에서 걷기.

참 많이도 삼척을 걸었는데, 드디어 삼척 임원한이다.

메아리를 뚫고 !

 

 

 

 

 

 

 

 

 

 

 

 

 

 

 

 

 

 

 

 

  

 

 

 

 

 

     

'우리 땅 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 나들길 8코스  (0) 2011.11.21
도봉산 둘레길 번개  (0) 2011.08.07
전주 천년고도 옛길  (0) 2011.06.23
동해 해파랑길(5차) 2  (0) 2011.06.09
동해 해파랑길(5차) 1  (0) 201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