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양재천 걷기

꿈꾸는 식물 2008. 12. 28. 21:50

   2008년 마지막 주말 12월 28일 일요일 남편과 함께 양재천 걷기에 나섰다.  집 앞의 올림픽대교를 통해 한강에 접근해  잠실 철교를 지나 한강 남쪽으로 이동했다.  여의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청담대교 즈음에 오른쪽 여의도를 버리고 왼쪽 탄천으로 이동했다. 탄천을 통과해 양재천에 진입해 양재 시민의 숲까지 약 14km를 2시간 반에 걸었다. 서울대공원까지 갈 계획이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출발해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접었다.  평소에 잘 걷지 않은 남편이 성탄절에 구의동 집에서 청계 광장까지 무려 20km를 같이 걸어 주었는데 과욕은 금물임을!  어찌 첫 술에 배 부르랴.

 

  지난 10월 무모하게 혼자서 서울대공원까지 가을을 만끽하며 걸었고,  11월 겨울의 초입 아들의 피아노 선생님과 양재 시민의 숲까지 겨울을 예감하며 걸은 적이 있다. 그리고 오늘 남편과 함께 겨울 속을 걷는다.  걸으면서 별로 이야기 나누지는 않지만 같은 풍경 속에 더불어 있다는 유대감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남들은 부부는 일심동체라지만 나는 감히 부부는 이심이체라고 말하고 싶다. 부부는 서로 다른 존재임을 인정하고 더불어 길을 가는 길동무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혼자서 또는 여럿이 떼를 지어 자전거 타는 사람들, 양 팔을 휘저으며 썬파워로 걷는 사람, 뭔가 외며 혼자서 열심히 걷는 사람,  빨리 걷는 사람, 느리게 걷는 사람. 그들이 걷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일까, 아니면 길 고비고비마다 새로운 풍경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일까.  길을 걷노라면 조금씩 마음이 비워진다. 내려 놓은 내 마음을 내려 놓지 못한 내 마음이 바라본다. 내려 놓아도 내려 놓아도 비워지지 않은 내 마음이 내 집착이 슬프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비워야 또 채울 수 있지 않느냐는 남편의 위로가 눈물겹다!  

 

 

 

 

 

 

 

 

 

 

 

 

 

 

 

 

 

 

 

 

  1. 올림픽 대교로 한강 진입 - 잠실 철교로 강남 이동 - 여의도 쪽으로 이동 - 청담대교 부근 탄천과 합수 지점에서 왼쪽 탄천으로 진입 - 탄천과 양재천 합수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이동 - 양재 시민의 숲으로. 

  2. 거리 : 약 14km

  3. 시간 : 2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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