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남편이랑 검단산에 오르다. 지난 9월에 함께 오르고 11월 진경이네 부부랑 안내 등반을 한 이후에 처음이다. 남편이랑 갈 때는 여름의 끝자락이었고, 진경이랑은 가을의 초입이었는데, 이제는 겨울이 한창이다.
아주 옛날 아들 승민이랑 오를 때는 주로 산곡초등학교 쪽으로 오르고는 했었다. 처음 검단산에 오를 때는 봄의 초입이었던 듯, 얼었던 땅이 녹으며 등산로가 진흙의 진탕길로 변해 무척 힘이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잘 넘어지는 승민이가 진흙구덩이에 딩굴까봐 조렸던 마음의 무늬가 지금도 느껴진다. 하산길에 같이 했던 꿩수제비는 맛이 있었던가? 그 뒤로 에니메이션고등학교 쪽으로도 같이 다녔는데도 아주 어린 승민이의 모습만이 마음에 사무친다.
그 때로부터 남편과 나 그리고 아들은 얼마나 멀리 떠나 왔는가? 그 때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 시간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 남편과 나는 그대로인데 아들은 점점 멀어지기만 하는 듯, 마음이 아득하다. 아들은 집을 떠나 이년 째 공부 중이다.
지난 가을 검단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