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1월 21일 금요일 아차산 종주

꿈꾸는 식물 2011. 1. 22. 00:06

1. 아차산 종주

 1) 걸어서 아차산 입구까지

 2) 아차산 찍고

 3) 용마산 정상 통과

 4) 망우리 공원 묘지로

 5) 구리 둘레길로 - 망우산 보루

 6) 망우리 순환도로 돌고 돌고

 7) 다시 용마산으로

 8) 아차산 거쳐

 8) 기원정사로

 9) 영화사 지나

 10) 하산, 하산

 

2. 혼자서 혼자서 - 꼭 떼지어 가야만 하나!

 

3. 소정이를 대치동에 데려다 주고 집을 나서니 벌써 12시다.

오랜 만에 아차산으로 방향을 잡는다.

 

  아차산 정상까지만, 용마산 정상까지만, 망우리 공원 묘지 관리소까지만, 계속 자기 암시를 하며 걷다보니 다섯 시간을 휴식 없이 강행군을 했다.

배가 고픈 것 같기도 하고, 맥이 쑤욱 빠진 것 같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머뭇거리면서 주저하면서 끝까지 걸었다.

구리 둘레길이 가로 지르는 길인줄 알고 따라 갔다가 끝없이 많은 무덤과 조우하면서 내 마음을 어쩔 줄 몰라 헤맸다.

하얀 눈을 이고 저마다의 침묵 속에서 그렇게 존재하는 수많은 묘지 또 묘지.

 

  나 이 세상 떠나도 이 세상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안다.

그럼에도 내가 나 떠난 미래에 관심을 갖는 것은 내 아들 승민이를 남겨 두고 떠나야만 하기 때문이다.

나 떠난 뒤에도 오래오래 남아 살아내야 할 내 아들 승민이.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내 아들 승민이!

 

  '사랑하는 아버지가 계신 곳'이라는 묘비에 새겨진 글씨를  우연히 보았다.

이 묘지 묘지에 누군가가 사랑했던 이들이 영면하고 있다.

눈을 이고 이 겨울을 견뎌내는 이 묘지를 남겨진 이들은  가끔  생각이나 할까?

 

  올 봄에는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산벚꽃을 볼 수 있기를  앙상한 벚나무 가지를 보며 기도한다.

겨울 나무 가지에서 송이송이 벚꽃을 읽어내는 나는 너무 지나치게 미래 지향적인가!

1901년 1월 21일 태어난 최서해의 무덤을 110년이 지난 2011년 1월 21일 나 김현선이 참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