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1월 13일 목요일 걸어서 팔당대교로

꿈꾸는 식물 2011. 1. 14. 00:42

1. 팔당대교까지

 1) 북단 올림픽대교로 한강 진입

 2) 천호대교 방향으로

 3) 광진교 지나 구리로

 4) 구리 둘레길

 5) 왕숙천 합수 지점 통과

 6) 강동대교 보며 

 7) 풍속 마을 거쳐

 8) 석실 마을

 9) 미사대교 지나

 10) 팔당대교까지

 

2. 혼자서 혼자서

 

3. 지난 해 설 전날  혼자서 강바람 다 맞으며 걸었던 그 길을 또 여전히 홀로 걷는다.

똑같은 소망 마음에 품고  강바람에 온 몸을 맡기며 씩씩하게 걷는다.

'올해 일차 합격, 내년에 2차 합격!' 

멀리 보이던 한강 다리들이 하나씩 다가오고, 또 그렇게 하나씩 멀어진다.

무뚝뚝하게 느껴진던 눈 덮힌 검단산과 예봉산이 정답게 다가온다.

 

  눈 쌓인 하얀 강은 상류를 향해 갈수록 파란 물빛을 드러낸다.

난생 처음으로 강의 얼음이 녹아 강물을 헤치며 흘러가는 소리를 들었다.

흐르는 강물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은 절대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강물이 녹아 그 얼음이 물과 어울리며 흘러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은 , 그래 행복한 사람이라 단언하자!

 

  덕소와 남양주 쪽은 거의 눈이 녹았는데, 미사리 쪽 강 언덕에는  눈이 하얗다.

미사리 쪽에서 이쪽을 바라보면 강 언덕에 눈이 하얗게 보일까?

거리가 주는 착시 현상일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거리로 인한 착각으로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하는가.

거리 때문에 아름답게 느끼기도 하고, 거리 때문에 쉽게 느끼기도 하고, 거리 때문에 슬퍼 하기도 하면서 한세상 산다.

 

  수업 시간에 김우진 희곡을 설명 하다가 윤심덕 이야기를 했기 때문인지 '사(死)의 찬미'를  종일 흥얼거린다.

광막한 황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苦海에
너는 무엇을 찾으러 가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에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낮에 나온 달을 본다. 

낮에 나온 반달은 상현달,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는 달, 혼자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새겨진 달.

눈 속을 혼자 걸으며  달을 바라보던 오늘의 나를 언젠가 떠올리겠지.

그리고 이 마음을  다시 생각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