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다시 안산 자락길에서

꿈꾸는 식물 2014. 5. 20. 01:08

  이번 주 삼목회는 목요일이 스승의 날이어서 도반들의 스승의 날 특수로 금요일로 하루 미루었다.

금요일은 내가 오후 예당에 음악회가 있어 늦게까지 산에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거기에 머핀님 가게 희경씨의 사정으로 머핀님까지 샌드위치 때문에 일찍 나오실 수 없어 우여곡절 끝에 10시에 홍제역 4번 출구에서 만나 가볍게 안산 인왕산 연계하여 걷고 창의문에서 마감하기로 했다.

결국 2주 연이어 금요일에 안산 자락길로 출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평지의 달인 장정애님에 진경이까지 가세하여 오랜만에 삼목회가 거대(?) 조직으로 거듭거듭 태어나 도반 다섯 명이 씩씩하게 행진하는 불상사를 연출했다.

머핀님 말씀대로 높이를 조금 낮추고 속도를 조금 늦추면 회원수가 배가될도 모른다.( 5월 16일 금요일, 5시간 40분 17km)

  홍제천을 따라 한강 방향으로 걷다가 인공 폭포를 지나 물레방아에서 안산으로 진입하여 허브공원을 향하여 오르는데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해맑은 아카시아의 달콤한 내음과 주저리주저리 하얀 아카시아 꽃이었다.

죽어가는 것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유남히 식물에 약한 나는 지난 주에 만난 아카시아가 전부인 줄 알고 안산에는 아카시아가 피었다가 모두 시들어 버린 줄로 알고 있었다.

지난 주에 내 눈길이 무심코 스치고 지나갔던 파르르 연두와 노오란 초록빛 이파리가 이제 은성한 하이얀 아카시아 꽃을 주저리주저리 매달고 5월 햇발 아래 반짝반짝 빛나고, 그 달콤하고 매혹적인 아카시아 내음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었다.

애기똥풀은 그 녀석 대로 노오란 꽃송이가 연두빛 이파리들과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그 빛나는 노란빛을 잔뜩 머금고 지난 주보다 더 화안하게 등불처럼 불밝히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능안정에서 자리 잡고 수박과 냉커피와 생크림이 잔뜩 들어 있는 초코시럽에 스틱 모양의 러스크 맛이 나는 빵을 폭 담가 찍어 먹으며 우리의 수다는 끝이 없다.

계획대로 안산 자락길을 한 바퀴 돌고 원점 회귀하여 또 조금 돌다가 서대문구 의회로 하산하여, 독립문 역까지 씩씩하게 보무도 당당하게 행진 세란병원에서 국사당 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니 조금 전에 안산에서 하산하여 신호등 건너 그대로 인왕 아이파크(?)인가 그 아파트로 바로 직진하면 국사당으로 오를 수 있다.

국사당과 그 근처에서 벌어지는 굿판은 절정을 향하여 달려가고 우리는 선바위로 올라 점심을 먹었다.

오른쪽에는 우리가 지나온 안산을, 앞에는 남산을 두고 인왕산 선바위 아래에서 나누는 점심과 수다는 끝이 없다.

일행이 기다리지 않으면 군부대가 있는 곳가지 오르고 싶었는데 모두들 오르지 않는다며 기다린다는데 길이 어느 정도 올라야 정상인 줄 모르고 오를 수 없어서 해골바위 몇 장 디카에 담고 내려 왔다.

인왕산 정상에서 인왕산이 처음인 진경이를 디카에 담고 기차바위 방향 하산을 꼬여도 아무도 듣지 않아 결국 창의문으로 하산하여 윤동주 문학관을 지나 창의문에 이른다.

창의문 앞 참새의 방앗간같이 우리를 기다리는 치어스에서 치킨과 치킨보다 더 맛있는 감자와 맥주를 한잔씩 나누고 빛의 속도로 집을 향하여 달린다.

예당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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