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영화 한편 보고 집에서 종일 빈둥빈둥 놀며 오락가락 비를 빌미 삼아 끝까지 땡땡이 치려다가 5시가 다 되어서 집을 나섰다.
가볍게 아차산을 거쳐 용마산까지 쉬임없이 걸었다.
2시간 38분 동안 12km를 걸었다.(8월 3일 토요일)
디카도 없이 폰 하나 작은 가방에 넣고 우산도 없이 집을 나섰다.
아차산은 맑은데 용마산은 비가 오고, 용마산은 쾌청한데 아차산은 후둑후둑 나뭇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소 터럭 하나로 소나기는 다툰다던데 옛말은 역시 그른 데가 없다.
나처럼 집에서 방콕하다 나온 가족 단위 산꾼들로 6시가 지났는데도 아차산은 법석이다.
용마산으로 잠깐 건너도 금방 산은 호젓하고 고요하다.
망우산으로 바로 건너 가는 바람에 용마산을 스치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용마산 정상을 밟았다.
아차산에는 아래 공연장에서 토요 음악회가 열리는지 멀리 가까이 소프라노 목소리와 플룻 소리가 귀에 닿는다.
오묘하게 변하는 구름 모양과 빛깔에 마음을 빼앗긴다.
가끔 후둑후둑 떨어지는 비를 맞으며 가볍게 걷고 집으로 돌아오는 여름밤을 언젠가 나는 또 떠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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