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아, 백운대

꿈꾸는 식물 2013. 6. 2. 11:04

  다시 삼목회 등반이 시작 되었다.

5월 1일 지리산을 시작으로 5월 9일부터 5월 14일까지 제주도 여행으로 이어진 일정 때문에 우리 삼각산을 오래 만나지 못했다.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9시에 만나 북한산성 탐방 지원 센터로 버스로 이동 9시 20분부터 등반을 시작, 4시 20분까지 7시간 동안 삼각산의 그 넓고 부드러운 품 안에 있었다. (5월 23일 목요일 14km 추정)

북한산성 탐방 지원 센터에서 수문 보고 위문 지나 백운대 거쳐 다시 위문으로 돌아와서 용암문과 대동문 거쳐 하산 중성문 찍고 원점 회귀하였다.

미영이와 미자씨는 지난 4월 4일 북한산 둘레길 찍고 꽃놀이 하느라 오지 못했고, 머핀님과 나는 지난 4월 11일 우이동에서 백운대 찍고 처음이니 모두들 한 달 이상 삼각산을 만나지 못했다.

  우리가 오지 못한 사이에 진달래는 지천으로 피었다가 모두 시들어 그 흔적조차 아득하고, 신록이 우거진 사이에 드문드문 우아한 철쭉이 애잔하고 아름답다.

선배 언니에 따르면 우리가 시내에서 일상으로 만나는 강한 빛깔의 생명력이 강한 철쭉은 산철쭉 개량종이고, 지금 우리가 산에서 만나는 연분홍의 그 아련한 철쭉이 진짜철쭉으로 재래종이란다.

우리가 삼각산을 빈 사이에 연분홍 진달래는 모두 피었다가 지고, 봄을 알리는 노란 빛깔의 꽃들 - 동이나물, 복수초, 너도 냉이 -도 모두 지고, 이제는 하얀 꽃들과 연두를 지난 초록빛 신록 세상이다.

산딸나무, 층층나무의 하얀 꽃들이 흐드러지고, 하얀 꽃을 주저리주저리 달고 있는 아카시아 향기가 온 산에 가득하고, 독특한 내음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밤꽃 향기가 넘친다.

이제 연두빛은 기억으로만 존재할 뿐 연두가 지쳐 초록으로 진행하여 신록은 가득한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삼각산의 정갈한 바위들은 신록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이제 삼각산의 정갈한 하얀 바위가 만들어내는 스카이라인이 에메랄드빛 하늘과 조화를 이루어내는 풍광을 만나기 위해서는 뜨거운 여름과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 가을까지 견뎌내야만 한다.

  미영이는 우리가 지리산으로 한라산으로 돌아 다니는 사이에 서울 성곽을 비롯해서 인왕산과 북악산을 걷고, 청계천을 따라 걸었고, 종로에 있는 여러 고궁을 걸어서 탐방했단다.

하나를 알려 주면 열을 아는 '문일지십'의 미영이의 비범함은 그녀의 성실함과 노력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많은 세월을 지나 시간이 흘러흘러 미영이를 만나도 나는 미영이가 좋다.

성실함과 동물적인 진지함과 집중력, 무엇이든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 열정이 우리를 이렇게 공통 분모로 묶어 내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3월 28일 처음 삼각산 수향비 능선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의 미영이가 아니었다.

위문에서 백운대 탐방을 망설이는 미영이를 살살 꼬여(?) 드디어 백운대에 올려 놓았다.

미자씨와 머핀님의 격려와 배려 속에서 미영이는 조금은 여유롭게 백운대를 찍더니, 인수봉 지나 도봉산과 오봉을 제대로 가르키는 천재성(?)을 과시한다.

방향치에 길치인 나로서는 대단히 훌룽한 제자(?) 산꾼을 가졌으니 얼마나 큰 기쁨인가?

  백운대 아래에서 함께 나눈 맥주에 5월의 하루가 간다.

머핀님과 나에 비해 '세발의 피'인  넉넉 잡아 200cc 정도를 마시고 얼굴이 빨개졌다느니 취해서 다리가 풀린다느니를 연발하는 미영이가 미자씨가 귀엽고 예뻐서 한참을 놀리면서 웃었다.

아주 경제적인 맥주를 마시는 두 분이지만 맥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니 맥사모의 자격이 충분하고 또 충분하다.

  미자씨 덕분에 옛골토성에서 하루 동안 날려버린 열량을 보충하고 못다 나눈 대화를 다음 목요일로 남겨 둔다.

즐거울수록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 예의를 지키며 배려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든지 지나침은 모자람에 미치지 못함을 기억해야만 한다.

삼각산에 다가갈수록 삼각산을 더 어렵게 알며 매사에 안전 산행을 해야만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른함에 젖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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