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북한산에서 북악산으로

꿈꾸는 식물 2012. 10. 20. 23:54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드디어 북한산에서 북악산으로 산길로 걸어냈다.

수향비에서 시작하여 북악산 와룡공원까지의 코스를 산산님을 모시고 걸었을 때는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 50m 앞 표지판을 보지 못해 북악터널 오른쪽 평창마을길로 내려 왔고, 머핀님과 둘이 재도전 했을 때는 지나치게 왼쪽으로 치우쳐 북악터널 왼쪽 국민대 앞으로 내려 왔다.

그 다음에 장정애님과 거꾸로 북악에서 북한산으로 걸어 북한산 둘레길 영상길, 솔샘길, 흰구름길, 순례길과 소나무 숲길 솔밭공원까지 걸으며 길을 다시 익혀 두었다.

  혼자 3호선 불광역 에 내려 2번 출구를 거쳐 구기터널로 향한다.

꼭 어디선가 머핀님과 산산님이 부르실 듯 싶어 늘어선 산꾼들을 힐끔힐끔 바라본다.

구기터널 앞에서 산산님과 함게 올랐던 표지 없는 입구가 아니라 다른 산꾼들이 주로 오르는 표지 있는 코스를 선택한다.

'절대로 표지 없는 길로 가지 마라'

삼목회 때 올랐던 코스보다 더 구기터널족으로 치우친 이 코스는 바위길이 아니라 잔잔한 숲길로 이어진다.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은 없지만 숲길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길이어서 여름 등산에 좋을 듯.

지난 번 함께 등반했던 아띠산악회 한마등 등반대회가 있는 날이라 북한산 전체가 아띠산악회 회원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수향비 구간은 거의 줄을 서서 가야 할 정도로 가을 등산객들이 만원이다.

수리봉은 가볍게 오르고, 향로봉은 눈인사하고, 비봉을 향한다.

산산님처럼 비봉을 공략하려다가 오늘의 미션을 생각하고, 사모바위로 행한다.

결국 사모바위에 숨어 있던 1.21사태의 무장 공비들처럼 나도 청와대가 있는 북악으로 가야만 한다.

북한산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길은 어쩌면 김신조 따라 잡기가 아닐까 싶다.

아쉬움 때문에 문수봉은 찍고 간다.

삼천사에서 시작했던 응봉 능선을 따라 문수봉에 오를 때 우리가 내려 오려다가 포기했던 커다란 너럭바위를 바라본다.

그 정도의 바위도 무섭다며 처음부터 도전하려고도 하지 않고 다시 돌아 갔던 머핀님의 얼굴이 떠오른다.

문수봉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연봉이 시리도록 마음에 저려 온다.

대남문에서 사과 하나 먹고, 성곽이 아닌 쪽으로 대성문을 지나 형제봉으로 향한다.

형제봉을 찍지 않으려고 계속 북악산 탐방지원센터로 방향을 잡으니 끝없이 지루하게 하산길이 이어진다.

결국 머핀님과 재도전했다가 실패한 길을 만났는데, 거기에서 북한산 둘레길 평창마을길 방향으로 다시 걸어 결국 북악산과 북한산이 만나는 지점을 찾았다.

정릉 탐방센터 1.5km 지점에서 평창마을길로 다시 걸어 정릉 탐방센터 2.0km까지 0.5km를 되돌았다.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하여 북악하늘길 지나 와룡공원에 진입, 저녁을 먹자는 아들을 만나려고 성대 후문으로 들어 갔다가 약속이 취소 되어 2번 마을버스로 안국역으로 이동, 3호선과 2호선 바꾸어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이코치는 5시간 30분 15km라 이야기한다.(10월 14일 일요일)

길에서 만난 어느 산꾼처럼 북한산 - 북악산 - 인왕산까지 도전해 보리라.

물론 숙정문에 3시 이전에 도착하면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길은 길로 이어지고, 강은 강으로 이어 흐르고, 산은 또 다른 봉우리리로 이어진다.

우리네 삶도 인연과 인연으로 이어지고, 만남과 헤어짐으로 여울지며, 갈등과 화해로 조화를 이루며 이렇게 흘러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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