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북한산 둘레길

꿈꾸는 식물 2012. 10. 17. 00:57

  모처럼 주선씨랑 북한산 둘레길 걷기에 나선다.

전 날 밤 아들을 기다리며 아들 침대에서 졸다가 주선씨가 아래로 데굴데굴 구르는 꿈을 꾸어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 꿈이 너무 생생하여 북한산 등산은 접고, 주선씨가 걸어 보지 않은 우이령에서 충의길, 효자길, 내시묘역길, 마실길, 구름정원길을 걸었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5시간 5분 동안 16km를 걸었다.(9월 29일 토요일)

  얼마 전에 우이령길을 걸었다가 다시 원점 회귀했고, 북한산 둘레길은 옛성길부터 평창마을길로 이어지는 북한산 앞쪽만 걸었고,  도봉산 둘레길은 송추 마을길에서 끝냈기 때문에, 주선씨는 이 길이 초행이다.

우이령에 차를 주차하고 충의길에서 효자길을 향해 걷는다.

잠깐 큰 길을 걷고 바로 산으로 접어드는 둘레길은 앞쪽과 달리 탐방객이 그리 많지 않아 호젓한 산길을 걸을 수 있다.

도봉산의 오봉을 살짝 옆으로 보는 기쁨을 느낄 수도 있고,  예전에는 몰랐던 백운대와 인수봉에 가려진 숨은벽을 둘레길에서 바라볼 수 있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처음 둘레길이 열렸을 때 차가 씽씽 달리는 대로변의 둘레길에 실망하여 뒷쪽은 거의 오지 않다가 작년 겨울 머핀님과 둘레길 복습하며 재발견하여 몇 번 걸었던 둘레길을 오늘은 주선씨랑 걷는다.

주선씨도 앞쪽보다 뒷쪽 길이 훨씬 아름답고 걷기에 좋다며 만족해 한다.

  추석을 하루 앞둔 추석 이브, 여름도 아닌 것이 가을도 아닌 것이,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그 언저리를 느끼며 걷는다.

빨갛게 익어 가는 고추, 노오란 꽃을 옆에 두고 동글동글 커가는 호박, 바람이 불 때마다 '땍 때그르' 떨어지는 도토리, 바닥에 떨어져 누군가가 까 먹어버린 텅 빈 밤송이,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와 구절초, 온갖 빛을 뿜어내는 슈크렁, 그리고 북한산의 연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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