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회

아, 백운대

꿈꾸는 식물 2012. 8. 17. 19:46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8시 30분에 만나 704번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탐방 지원센터에서 하차, 막무가내로 백운대를 향해 오른다.

무작정 백운대 찍고 그 다음은 그때 생각하기로 했기에 '막무가내'라는 표현을 썼다.

결국 백운대 찍고 북한산 완전 정복을 위해 밤골로 하산, 효자 2통에서 버스로 구파발로 이동, 하루를 마무리한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7시간 30분 동안 11km를 걸었단다.(8월 16일 목요일)

  광복절 기념으로 내린 폭우로 북한산 계곡은 완전히 물바다, 모든 바위 틈마다 물이 쏟아져 내려 폭포를 이루고, 장엄한 물소리가 우렁차다 못해 사람의 목소리까지 압도하여 하늘에 닿고, 맑고 투명한 물빛에 내 영혼마저 투명해 지는 듯하다.

북한산 탐방 지원센터에서 백운대를 오르는데 일가견이 있는 머핀님이 앞장을 서고, 바로 계곡으로 이어진 물길을 따라 백운대를 향하여 오른다.

하룻밤에 물을 아홉 번이나 건넌  박지원의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가  절로 떠오르는 북한산 계곡을 건너고 또 건너며, 모든 것은 마음에 있다는데 이 마음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부덕함에 마음이 먹먹하다.

낮에 물을 건널 때는 세차게 몰아치는 물을 보지 않으려고 하늘을 우러르며 건넜는데, 밤에 물을 건널 때는 낮에 그 세찬 물결 때문에 낮에 들리지도  않았던 그 탕탕한 물소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마음을 빼앗길 정도였다고 한다.  

모든 것이 마음에 있다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나......

12문 종주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위문만 찍고 하산, 대동문으로 지나쳤기에 올해 백운대는 처음인 듯하다.

오랜만에 오른 백운대, 평일에는 처음 오른 백운대의 한가로운 정취가 낯선 풍광으로 다가온다.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주로 도선사에서 백운대를 어린 아들 승민이와 함께 오르기도 했고, 승민이가 공부 때문에 우리와 멀어진 이후에는 주선씨랑 오르기도 했고, 진경이를 처음 백운대로 끌고 오르기도 했고, 평일이 주는 고요한 백운대의 느낌은 낯선만큼 신선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처음 북한산에 드는 사람처럼, 처음 백운대에 오르는 사람처럼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하산길, 늘 머핀님이 놓친다는 밤골로 거꾸로 내려 온다.

이제까지 참았던 머핀님, 드디어 입수하시고 나도 조금은 발전해 북한산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북한간 탐방 지원센터에서 다섯 정거장 뒤인 효자 2통 정류장 국사당 길이 들머리인 것을 확인, 지난 번 장정애님과 북한산 둘레길 걸을 때 효자길에서 헤맨 구간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알아가며 깨우치는 재미도 삼목회의 큰 기쁨이다.  

알면 알수록 더욱 마음에 뜨겁게 다가오는 북한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더 빠져드는 북한산, 내 메마른 영혼을 촉촉히 적셔주는 북한산.

지금도 계곡의 물소리가 이명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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