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장 카페 '아름다운 길 따라서'에서 번개 기행으로 다산길 13구간 답사에 나섰다.
13구간은 구간 거리도 길고 천마산도 끼어 있어 반 등산에 가까운데, 우리는 편안하게 즐기며 걷기로 했다.
경춘선 사능역에서 9시에 출발하여 팔현리 입구 오남저수지에서 강변역으로 오는 9번 버스를 탔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6시간 30분 동안 19km를 걸었다.(8월 5일 일요일)
원래 계획은 버스를 타고 당산역까지 도로 구간 이동하여 더 걸을 예정이었는데, 큰언니가 힘들어 하시고, 일찍 운동을 끝낸 주선씨가 기흥에서 데리러 오겠다는 바람에 오남 저수지에서 조금 아쉽고 많이 흐뭇하게 하루를 마감한다.
공샘 따라 간다고 사전에 길공부도 하지 않고 코스도 보지 않고, 대책 없는 불성실한 학생처럼 그냥 따라 나섰다.
지금 혼자 가라면 분명히 가지 못할 것이다.
학생은 이렇게 대책없이 찌댈 수 있어서 늘 부럽다.
사능역에서 천마산 쪽으로 이동 표지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공샘 뒤를 따라 간다, 피교육자답게.
평내 호평인 공샘 댁인 아파트를 보며 주최측의 농간이라고 야유 아닌 야유를 했지만, 이 먼 곳에서 서울 시계 걷기를 끌어 주신 공샘이 새삼 고맙다.
천마산 정상은 버리고 된봉을 찍고 마치고개 쪽으로 내려 오며 계곡에 발을 담근다.
끝없이 이어지는 육산인 흙길을 오르며 내리며 숲길을 걸어가는 기쁨, 계곡에서 만나는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 산뜻함,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기고 모자까지 들고 바람 맞는 유쾌함은 생생한 삶의 활력소이다.
오남저수지에서 버스길까지 나오는 구간에 만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자동차의 행렬만 아니었다면 더 행복한 걷기였을 텐데......
강변역까지 오는 9번 버스에서 공샘 따라 살짝살짝 다산길 모두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그저 기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