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소모임

의상능선(안내)

꿈꾸는 식물 2012. 7. 10. 12:35

  오래 전부터 이야기 나누었던 의상능선 등반에 나서다.

북한산의 속살이라는 의상능선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아타님과 제주도 아가씨 경선씨와 함께 북한산에 들다.

이북오도청에서 만나 비봉을 거쳐 사모바위 보고, 문수봉 아래로 청수동암문 지나 의상능선으로 들어 갔다.

의상 능선이란 문수봉, 715봉, 나한봉, 나월봉, 증취봉, 용혈봉, 용출봉, 의상봉, 이렇게 8개 봉우리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삼각산을 느끼고, 왼쪽으로 수향비와 사모바위를 보며 북한산성 안으로 걸어가는 이 길을 나는 참 좋아한다.

청수동 암문, 부왕동 암문, 가사당 암문을 스치며 북한산성도 느껴 본다.

마이코치에 따르면 7시간 50분 동안 11km를 걸어 백화사 계곡으로 내려 왔다.(7월 7일 토요일)

  지난 겨울 서울 시계 걷기를 할 때 아타님이 고소 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하여 하루 일정을 잡았는데, 그동안 많이 발전하여 생각했던 것보다는 가볍게 무사히 등반을 할 수 있었다.

제주도 아가씨 경선씨는 산에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바위를 무서워하지 않고, 호기심이 가득 넘치고, 산을 즐길 마음이 되어 있었다.

때로는 무서워서 네 발로 거의 기다시피 올라가도 좋은 풍광만 만나면 카메라를 들이대는, 절대 안전을 지향해서 위험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는 아타님이기에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마음 가벼운 하루였다.  

젊은이들답게 서로를 찍어 주고, 걸음이 빠른 경선씨가 뒤에서 아타님을 받쳐 주고, 가뿐 숨을 몰아 쉬면서도 틈틈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혼자 의상 능선에 올 때면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능선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천천히 걸을 수 있는 것도 오늘의 기쁨이었다.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조금씩 내려 놓으며 걷는 의상능선은 또 다른 발견이었다.

  비봉을 향해 올라가며 여주 골프장에서 땀 흘리는 주선씨에게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를 그대에게 보냅니다' 라는 닰살스런 카톡을 날렸더니 '즐감'이라는 답이 날아온다. 

얼마전 삼목회 첫 행사로 의상능선을 찾았을 때 완전 메말라 있던 백화사 계곡에도 물소리가 정겹다.

바위가 조금씩 물기를 머금고 있어서 발을 떼기가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비 그친 뒤의 북한산의 상큼한 내음이 축복이고 커다란 위로이다.

아타님과 경선씨 덕분에 느리게 걸으면 보이고 느끼는 것들을 많이 보고 느껴본, 오래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우리 땅 소모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작대교까지  (0) 2012.07.20
서울 동남부 연계 산행  (0) 2012.07.10
도봉산   (0) 2012.07.03
관악산 짧게 걷기  (0) 2012.07.02
아라뱃길  (0)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