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핀님과 더불어 서울 동남부 연계 산행에 나서다.
지난 번 중단했던 남한산성 북문에 9시에 도착, 서문을 향하여 출발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8시간 20분 동안 25km를 걸었다.(3월 22일 목요일)
남한산성 청량산, 수어장대를 지나 남문에서 성남 검단산으로 빠져 나왔다.
계속 포장도로로 가야 했는데 산길로 접어든 바람에 하산길로 접어드는 실수를,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 주시는 분을 무시하고 정상 송신탑을 향하여 진격하다가 지뢰 구역이라는 이름의 출입 금지 구역을 만나 돌고 돌아 다시 포장도로를 만날 때까지 열심히 알바를 했다.
다행히 머핀님 허리가 문제 없어 알바도 즐거웠다.
남문에서 2.7km밖에 안 되는 검단산에 11시 30분에 도착했으니 얼마나 돌았는지 알 수 있다.
2시간 반 정도면 8km를 걸을 수 있는 시간이니 우리 알바의 수고로움에 경의를 표한다.
검단산의 실수로 약간 긴장한 덕택에 망덕산 왕기봉을 거쳐 이배재고개까지 편안하게 걸었다.
낮고 부드러운 능선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배재고개에서 머핀님이 준비해 온 온갖 야채에 한우를 듬뿍 넣은 일품요리와 두부 조림에 내가 준비한 훈제 오리와 디 피니시를 먹고 마시니 부러울 게 없다.
바람은 산들산들 불고, 지난 밤 내린 비로 대지는 촉촉히 젖어 있고, 대기는 봄을 부르는 온유함으로 가득하다.
이배재고개에서 영장산까지 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앞 서거니 뒷 서거니 하며 길을 따라 우리의 이야기도 끝없이 이어진다, 우리네 삶이 끝없이 흘러 가며 이어지 듯이.
발을 맞춰 나아가는 우리네 걸음에 고무되어 다음에 한번 하루에 동남부 산행을 종주하겠다는 우리의 오만함은 결국 일몰 시간에 걸려 불곡산을 남겨 두고 태재고개에서 접어야만 했다.
영장산을 지나니 '새마을 고개' '율동 공원' 등 본격적인 분당 지명이 등장한다.
태재고개를 내려오니 5시 20분, 불곡산까지 5km가 남아 있으니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
초행인 우리 둘이 형제산과 불곡산 등 300m 정도의 산을 춘분이 지났다지만 7시 정도까지 더 걷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다.
태재고개에서 버스를 타고 정자역으로 이동 서울로 돌아 왔다.
보폭이 비슷해서 보행 속도가 비슷한 머핀님과의 걷기와 산행에 나는 깊이 경사되어 있다.
내가 머핀님께 마음으로 너무 의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의 마음의 경사와 의지가 머핀님께 부담으로 다가 가지 않도록 더욱 예의를 지키고 진정성을 가지고 머핀님을 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키는 일의 지난(至難)함은 모든 경우에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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