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소모임

도봉산 둘레길(2)

꿈꾸는 식물 2012. 2. 17. 14:54

  도봉산 둘레길 완주하는 날이다.

회룡역에서 10시에 머핀님을 만나 회룡 탐방 지원센터로 이동, 도봉산 둘레길 걷기에 나선다.

안골길, 산너미길, 송추 마을길로는 성이 차지 않아 사패능선을 타고 송추에서 사패산에 오를 계획이다.

지난 여름에는 안골길, 산너미길, 송추마을길을 걷고 여성봉에 올랐었다.

회룡역에서 10시 10분에 만나, 교현 우이령길 입구에 4시 20분에 도착, 버스로 구파발로 이동, 집으로 돌아왔다.

마이 코치는 6시간 10분 동안 19km 걸었다고 이야기해 준다.(2월 16일 목요일)

둘이 걸음을 맞추어 막상막하 난형난제 비슷한 보폭과 속도로 원없이 걸었다.

이 충만한 기쁨을 그 누가 알랴.  

  안골길은 별 다른 감흥 없이 러시아 병정처럼 씩씩하게 행군, 도봉산 둘레길에서 가장 힘들다는 산 너미길에서는 등산의 즐거움과 함께 남성적인 도봉산 둘레길의 맛을 마음껏 느꼈다.

도봉산의 연봉들을 왼쪽으로 바라보며 도봉산을 앞에서 뒤로(물론 서울 기준이지만) 넘었다.

송추마을길로 내리 걸을까, 아니면 사패산을 짝고 갈까 망설이다가 행동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행동하고 하는 후회가 바람직하다는 심리학자들의 응원에 힘 입어 사패 능선을 올랐다.

꽁꽁 얼어 버린 얼음 폭포를 두 개씩이나 만나는 호사를 누렸다.

꽁꽁 하얗게 얼어 버린 계곡물, 아직도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산길, 정상에서 마주한 자운봉에서 불어오는 칼바람, 새파란 하늘 아래 아직은 봄의 연두빛의 기미을 전혀 보여 주지 않고 있는 포대능선과 자운봉 그리고 오봉.

내일 모레면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라지만 아직 사패산의 겨울은 진행형이다.

  올라 가면서 보아 두었던 얼음 폭포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머핀님이 힘들게 질머지고 온 뚱뚱이 맥스에 김치찌개 안주를 폭포 아래 펼쳐 놓았다.

수건에 장갑을 깔고 엉덩이 대고 앉아 얼음 폭포를 감상하며 겨울 도봉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행복을 누린 사람이 몇이나 될까.  

머핀님의 샌드위치에 약밥까지 먹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감히 행복했다.

  송추마을길을 걸으며 회룡에서 다시 만나 사패능선 포대능선 자운봉 오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다시 가자는 계획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진다.

우이동 우이령길에서 시작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북한산 둘레길을 두 번에 걷고, 다시 우이동 우이령길에서 시작 도봉산 둘레길을 두 번에 걸었다.

가운데 두 번은 산산님도 함께 걸었다.

가을이 올 때 다시 북한산 둘레길을 걸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 이전일까?

그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마음의 빛깔로 이 길을 걸을까 생각하니, 내 마음이 조금은 아득하고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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