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핀님과 북한산 둘레길을 초심으로 돌아가 걸어 보자는데 의기 투합했다.
우이동 먹자 골목 9시 약속을 위해 수유역 4번 출구에서 120번 130번 143번 153번 버스로 갈아 탄다.
우이령길, 충의길, 효자길, 내시 묘역길, 마실길, 구름 정원길, 옛성길(성너미길)을 목표로 길을 나선다.
9시에 우이동에서 만나 5시에 이북오도청에서 헤어질 때까지 열심이 걷고 또 걸었다.
마이코치는 7시간 27km라고 친절하게 안내한다.(1월 20일 금요일)
처음 북한산 둘레길이 열렸을 때, 우리 땅 회원들과 함께 걸었던 기억으로 북한산 뒷편 둘레길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던 것이 부끄러울 만큼 둘레길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우이령길은 인적이 드물어 온전히 우리 둘 차지였고, 잎을 모두 떨군 겨울 숲 덕분에 오봉의 모습을 오롯이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군 부대가 있는 대로변으로 길이 이어져, 쌩쌩 달리는 차를 바라보며 걸어야만 했는데, 이제는 숲길 사이사이로 길을 내어 가장 많이 달라진 아름다운 충의길로 거듭 나 있었다.
처음 한번 와보고, 계속 폄하하는 말을 했으니 너무 부끄럽다.
내시 묘역길과 마실길과 구름 정원길은 두 번씩 걸었고, 옛성길은 세 번이다.
여전히 구름 정원길은 아름답고 옛성길에서 바라본 북한산은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북한산의 많은 봉우리들을 바라본다.
북악산 하늘길에서 멀리 보였던 족두리봉이 바로 눈 앞이다.
눈 쌓인 북한산 봉우리들을 계속 눈과 마음에 담고 걸을 수 있는 것이 둘레길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온 산이 우리 것인 듯, 텅 비어 있는 산에 든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더구나 서울에 있는 북한산에.
머핀님과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반성하고 반성한다.
머핀이 주는 달콤함과 부드러움으로 다른 사람을 넉넉하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나는 잘난 척과 까칠함을 훈장처럼 지니며, 그것을 닦고 조이며 개발하는, 벤뎅이 속알머리를 지닌 사람이다.
부끄러운 일이나, 고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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