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자작나무 숲길

꿈꾸는 식물 2011. 11. 27. 22:57

   남편이랑 보현이와 함께 인제군 원대리 자작나무 숲길을 거닐다.

서울 - 춘천 고속도로를 따라 동홍천IC에서 나와, 44번 국도를 따라 인제쪽으로 달리다 남전교 직전에서 원대리 방향으로 우회전, 인제종합장묘센터 앞을 지나 원대리로 향한다.

원대리 입구에 세워진 장승 오른쪽으로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임도가 보인다.

비포장 임도로 차를 1km 타고 가다 내려서, 처천히 걸었다.

2시간 반 동안 7km를 걸었다.(11월 27일 일요일)

또 다른 자작나무 숲인 수산리로 갈 욕심으로 임도 끝까지 걸어 동아실 거쳐 원점으로 회귀하지 못 하고, 자작나무 숲에서 원없이 산책하고 돌아 나왔다.

수산리는 일몰 시간에 걸려 입구에서 다음으로 접어야만 했다.

늘 아쉬움이 남는 것이 어쩌면 우리네 인생사인지도 모른다.    

 

  온통 순백의 세상에서 자작나무 끼리끼리 모여 모여서 잎을 모두 떨구고 하늘을 향해 서 있는 맑고 정갈한 영혼을 만났다.

차가워진 대기 속에서 잘 발라낸 생선 뼈들처럼 서있는 투명하고 정결한 영혼을 만나다.

자작나무 숲길에서는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에 뒤를 돌아다 볼 정도로 고요하다.

얇은 종잇장을 여러 겹으로 붙여 놓은 것 가은 매끈한 수피를 만지기도 하고, 눈을 예감하게 하는 초겨울의 회색빛 하늘을 향해 곧게 치솟은 가지를 올려다 보기도 하고, 자작나무 숲에서 떠오르는 박하향을 떠올리기도 하면서 한나절 행복했다.

자작나무 숲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 숲 사이를 흐르는 계곡 물소리,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 보면 하이얀 자작나무 나무 나무들.

자작나무와 낙엽송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이국적인 느낌을 아마 오래 오래 잊지 못하리라.

눈 내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뒤덮이면 꿈처럼 이 자작나무 숲을 떠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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