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서 여주 신륵사까지 걸을 계획으로 집을 나서다.
양평역에 양평시장 초입을 거쳐 작은 하천을 따라 남한강에 진입, 팔당대교에서 오는 길과 합류 양근대교 아래를 건넌다.
개군면 레포츠 센터를 지나 알의 모양을 한 이포보를 지나 여주보에 이르렀다.
7시간 동안 30km를 걸었다.(12월 29일 목요일)
여주보에 이르렀을 때 해는 지고 사방은 어두워지고 자동차 도로로부터 멀리 떨어져 난감한 상태에서 여주보 공사하는 분의 따뜻한 배려로 자전거 전용도로인 여주보를 차로 통과하여 버스 정류장까지 올 수 있었다.
그 분의 따뜻한 배려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주보 위를 어둠 속에서 걸어야만 했을 텐데, 너무 고맙고 고맙다.
콜택시로 여주 터미널까지 무사 귀환을 할 수 있었다.
양평에서 여주까지 남한강은 고즈넉하고 자동차 도로와 멀리 있어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도로와 연결된 충주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팔당에서 양평까지 폐철로를 이용한 길도 위쪽에서 바라보는 한강 물빛이 아름다웠지만 양평에서 여주로 이어지는 남한강 물빛이 훨씬 깊고 그윽하다.
포근한 날씨, 먼 북쪽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하여 날아온 철새 떼들, 아직도 남아 있는 강변의 갈대 군락지, 끝없이 이어지는 길동무들의 정겨운 대화.
은하철도 999의 우주 정거장을 떠올리게 하는 이포보, 멀리 바다를 향하여 떠나는 배 모양을 한 이포보 방문 지원 센터, 지난 번 내린 눈을 아직도 지니고 있는 강변의 풍경, 점검용으로 잠깐 빛을 내뿜어 우리를 기쁘게 한 여주보의 네온.
송년 걷기답게 끝까지 우리 옆을 따르며 2011년을 보내는 아쉬움 때문인지 길게 우리 곁에 머무르던 석양의 붉은 흔적.
그리고 반대 쪽 하늘의 수줍어 애잔하기까지 했던 초생달.
이렇게 한 해가 간다.
함께 걸었던 그 많은 시간들, 함께 나누었던 그 많은 이야기들을 뒤로 하고 2011년이 간다.
이 또한 지나 가리리.
길에서 만난 모든 분들께, 오늘 함께 걸었던 산산님과 이혜리님 그리고 머핀님께 뜨거운 사랑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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