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는 보랏빛 구름이었다.
스페인 여러 도시 가운데 가장 강렬한 인상을 준 도시 세비야를 차마 떠나기 아쉬워 내 영혼 한 조각을 남기고 떠난다.
튜우가 벌어지는 날, 세비야의 모든 사람들은 돈 주앙과 카르멘이 된다.
보랏빛 구름같은 '자카란다'가 피어 있는 도시, 세비야는 축제의 날이었다.
다양한 색상의 플라맹고 댄서로 성장을 한 여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붉은 빛과 흰 빛, 푸른 빛과 검은 빛의 플라맹고 옷을 입은 모녀와 자매 그리고 친구들.
목에는 숄을 두르고 온갖 치장을 한 말과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투우장으로 향한다.
남자들은 남자들 대로 각이 잡힌 투우사 모자를 쓰고, 나비 넥타이를 차고, 말을 타고 모두 돈 주앙이 된다.
다섯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부터 네 마리 세 마리 말이 끄는 마차, 예쁘게 치장을 해서 여성적인 느낌을 주는 당나귀가 끄는 마차까지, 자동차와 마차가 어우러져 잠깐 내가 어느 시대를 살아 가는지 잊어 버린다.
지중해의 햇빛과 햇볕은 도시 전체에 부서져 내리고, 관광객들까지 그대로 풍경이 된다.
콜롬버스가 신대룩을 향하여 최초로 출발한, 내륙임에도 운하로 연결되어 있는 항구 도시 세비야.
내가 꿈꾸는 진정한 스페인이 여기에 있었다.
그냥 여기저기 기웃거리고만 싶은, 카르멘이 일했다는 담배 공장에서 나도 카르멘처럼 여공으로 살면서 자유롭게 살기를 꿈꾸어 본다.
세비야 대성당의 하릴다 탑의 수탉 풍향계를 보며 , 나 언젠가 다시 오리라 생각한다.
붉은 빛과 흰 빛의 유도화가 흐드러진, 도시 전체에 오렌지 향기가 흩날리는 이곳을 나는 오래 오래 잊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