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여행

패스

꿈꾸는 식물 2011. 5. 14. 02:39

모로코의 고도 패스

 

  끝없이 이어지는 중세 도시의 미로를 만나다.

약 만 여개의 미로가 끝없이 펼쳐진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패스의 구시가지에는 50만 가구가 거주하며 회교 사원도 350개나 있다.

패스 이 골목에서 태어나 평생 이곳에서 살고 죽어서도 옆에 있는 무덤에 묻힌다는 패스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들이 평생 사는 이곳을 나는 잠깐 한나절 스치고 지나간다.

  중세 방식으로 옷감을 짜고, 중세의 방법으로 황동으로 세공을 하고, 중세의 방법으로 빵을 굽는 사람들.

중세에 만들었던 길과 집과 수로를 그대로 이용하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은 골목길은 반짝이는 청결함과 향기로움을 지니고 있었다.

'오른쪽, 왼쪽, 머리 조심, 발 조심.'을 외치는 모로코 현지인 가이드는 넉넉하고 평화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천연 염색 가죽 공장인 테너리는 충격이었다.

중세 방식 그대로 가죽을 만들어 내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오래 잊혀지지 않으리라.

온갖 염색 물통에 들어가 온 몸으로 노동하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을 죽일 정도로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에 겁먹어 길을 잃을까 앞 사람 뒤퉁수만 보고 다녔다.

기대를 가장 많이 해서 가장 아쉬운 곳, 패스였다.

마음을 두고 온 곳, 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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