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2월 2일 수요일 북악산 걷기

꿈꾸는 식물 2011. 2. 4. 02:58

1. 북악에서 인왕까지

 1) 와룡공원에서  서울 성곽으로

 2) 숙정문 거쳐

 3) 북악 성곽 따라

 4) 창의문

 5) 윤동주 언덕 지나

 6) 인왕산 오르고

 7) 사직단까지

 

2. 남편이랑, 유진이와 소정이랑

 

3. 남편이랑 어린 조카들과 함께 새해 맞이 서울 성곽 걷기에 나서다.

 동대문에서 혜화문까지 성곽 선이 아름다운 부분을 넣으려다 동반자들의 걷기 능력을 고려하여 와룡공원부터 시작했다.

 

  오르막에서는 자칭 폐활량이 작다는 소정이가 징징거리고, 내리막에서는 겁이 많은 유진이가 엉덩이를 땅에 끌며 내려 온다.

고혈압 환자에게 겨울 산행은 극약이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해온 남편은 지난 검단산에 적응 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때문인지 활기차게 나아간다.

앞서서니 뒷서거니 하며 네 시간 정도 정답게 이야기도 나누며, 때때로 소정이 때문에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며 봄을 느낀다. 

 

  잎을 떨군 겨울나무에서도 연한 초록의 징조를 읽어내며 봄을 예감하는 것은 나의 성급함인가.

연한 안개 사이사이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춥고 또 추웠던 겨울의 끝자락을 생각하는 것은 봄을 기다리는 나의 기다림인가.

 

  진경이랑 두 번 걷고, 서울 성곽 종주를 우리땅에서 하고, 나 혼자 세 번 정도 종주하고, 오늘은 남편과 걷고 있다.

같은 길을 여러 번 걸어도 언제 누구와 함께 걷느냐에 따라 그 길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처음 걸을 때는 길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길을 즐길 여유가 없지만, 점점 더 길을 걸으면 그 전에 걸었던 추억과 그 길이 주는 익숙함으로  내 마음 속의 특별한 길이 된다.

가장 아름다운 시는 아직 씌여지지 않았고, 가장 아름다운 길은 아직 걷지 않는 길이라지만, 같은 길을 다른 사람들과 여러 번 걷는 기쁨도 또 다른 행복이다.

이제 2011년, 신묘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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