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1월 1일 문배 마을

꿈꾸는 식물 2011. 1. 12. 12:18

  성옥언니랑 지난 여름 다녀 갔던 강촌을 오늘은 옆지기를 동반하여 나섰다.

지난 여름 강촌은 추적추적 여름비 속에 고즈넉했다.

강촌역에서 걷기 시작하여 문배마을을 거쳐 길게 한 바퀴 돌아 다시 구곡폭포까지 , 그리고 강촌 버스 정류장까지 비를 맞으며 걸었던 기억이 새롭다.

기억은 시간과 함께 추억으로 바뀌고, 추억은 아름다움으로 자리 잡는다.

 

  주차장에서 구곡폭포까지 살짝 얼음이 언 길을 조심조심 걷는다.

거대한 물줄기로 장관을 연출했던 폭포는 거대한 얼음 기둥으로 변했다.

빙벽을 오르는 산악인들의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 본다.

 

  눈 덮힌 문배마을은 지난 여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느 장소이든 언제 누구랑 함께 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장소로 인식된다.

언니랑 비를 피하여 천정이 뚫린 쉼터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오늘은 문배집을 지나 마을 안에서 막걸리에 두부를 먹는다.

여름꽃들이 한창이었던 꽃밭에는 하얀 눈이 쌓여 있다.

눈쌓인 길을 다시 돌아 나왔다.

오늘의 2011년 신년 행사도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느낌으로 채색되어 다가 오리라.

 

  의암댐으로 가는 도중 삼악산을 만나다.

봄날 남편이랑 처음 등선폭포를 보았을 때의 경이로움, 막걸리에 진달래를 띄워 마신 정상주의 싱그러움이 지금도 생생하다.

조금씩 땅거미가 지는 사색의 시간,  삼악산은 어스름을 안고 홀로 남겨져 있었다.

음식점 이층에서 마주하는 산은 상처 입은 거인처럼 외롭고 처연하게 느껴진다. 

의암교를 지나 춘천 닭갈비로 하루를 마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