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절두산 천주교 성지에서

꿈꾸는 식물 2010. 11. 5. 22:43

  내 주변에는 유난히 천주교도가 많지만. 나는 천주교도는 아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냉담자인 아빠와 엄마, 이모와 삼촌 숙모, 석이와 현정이, 고영란씨(창욱엄마)와 임기화씨(호진엄마), 그리고 프란치스코 훈이.

우리 아들 여친 하나(마리아)까지도 천주교도이다.

 

    우리 훈이를 떠나 보내고 훈이의 연미사를 봉헌하면서 성당에 드나들고, 훈이의 영명 축일 카드를 내가 받는다.

  오늘 한강을 걸어 난지도로 향하다가 절두산 천주교 성지에 들리다.

토요일 세 시인데 특별 미사가 있는 듯, 사람들은 종종 걸음이다.

등산복 차림으로 미사에 참석할 수 없어, 성당 주변을 돌아보고  봉헌초에 불을 밝혔다.

 

  초 하나에 승민이 이름을, 초 하나에 훈이 이름을, 또 초 하나에 엄마 이름을 적었다.

아들의 빠른 합격을, 훈이의 영원한 평화를, 엄마의 아름다운 여생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각자 저마다 많은 사연을 담은 봉헌 촛불은  간절하게 빛난다.

내가 피운 이 촛불이 하늘에 닿기를, 그래서 내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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