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걷기

10월 31일 일요일 민둥산

꿈꾸는 식물 2010. 11. 4. 19:50

1. 민둥산 산행

 1) 민둥산 억새밭

 2) 화암 약수까지 낙엽송 길

 3) 몰운대

 4) 정암사

 

2. 우리 땅 여러분들과 함께

 

 

 

 

 

 

 

 

 

 

 

 

 

 

 

 

 

 

 

 

 

 

3. 봄에 노랗게 꽃이 피어야 생강나무인 줄 안다, 나는.

봄에 이팝나무같은  꽃이 하얗게 피어야 물푸레나무인 줄 안다, 나는.

 

  민둥산 오르는 길에 초록이 지쳐 주황빛을 내뿜는 생강나무를 알아볼 줄 모른다 , 나는.

화암 약수 가는 길에 잎을 다 떨구고 하얗게 정갈한 줄기를 드러내고 서있는 물푸레나무를 알아볼 줄 모른다, 나는.   

 

  명령에 따라 꽁공 얼어붙은 한겨울의 러시아를 걷다가 걷다가 얼어 죽은 나폴레옹 전쟁 당시의 러시아 병사처럼, 나는 그냥 걷는다.

하늘 향해 곧게 뻗은 전나무를 안아 주지도 않고, 낙엽송  잎이 벨벳처럼 곱게 깔린 호젓한 산길에 하늘 향해 누워 보지도 않고, 태엽 감은 장난감 병사처럼 , 나는 그냥 걷는다.

그래서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계절에 대해, 시간에 대해 예의를 지키지 않는 나를 어찌하랴.

아름다움과 마주 하면 눈물이 살짝 고이는, 아름다움과 마주 하면 늘 생각나는 한  이름으로 가슴이 아련해지는 나를 어찌하랴, 이 시월의 마지막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