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걷기

동해 해파랑길(2차)

꿈꾸는 식물 2011. 3. 29. 14:09

1. 동해 해파랑길(경주 - 포항)

 1) 관성해수욕장

 2) 문무왕 수중릉

 3) 감포항

 4) 오류 해수욕장

 5) 양포항

 6) 장기 읍성

 7) 수룡포 마을

 8) 구룡포항

 

2. 3월 25일 금요일 - 3월 27일 일요일

 

3. 우리땅 여러분

 

4. 또 바다를 걷는다.

오른쪽으로 바다를 두고 뷱으로 북으로 걷는다.

부산에서 시작하여 울산 지나 경주 , 드디어 포항이다.

 

  발이 푹푹 빠지는 고운 모래길, 둥글둥글 파도에 씻기운 작은 조약돌 조약돌, 미끈미끈 바닷물의 흔적이 남아 저절로 미끄러워지는 큰 바위들.

모래밭에 떼지어 모여 앉아  봄빛을 즐기는 일광욕하는 갈매기, 돌 하나하나씩 각각 차지하고 앉아 열병식 준비를 하는 갈매기, 무리와 떨어져 파도 치는 바위에 홀로 앉아 독야청청하는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따라잡기를 하는 갈매기.

바닷길이 막히면 산으로 올라가고, 산길이 막히면 해안도로로 올라가고, 포장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가 바닷가 마을을 만나면 그 마을을 지나서 다시 바닷길로 내려 가고, 바닷길이 바닷물로 막히면 해안초소쪽으로 붙고.

바닷물로 끊어진 길을 앞선 도반을 따라 뛰다가 물에 빠지고, 바다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네 발 달린 짐승처럼 기어도 보고, 길 흔적도  없는 길을 가다 마른 풀과 땅이 너무 많이 떠있는 허방을 짚어 낭패를 보기도 하고, 철조망을 넘을 때는 언제나 철조망을 과감하게 짚으라는 앞선 도반의 말을 따르지 않다가 바지를 긁히기도 했다.

바닷바람에 온 몸을 맡기며 꾸득꾸득 말라가는 성도 이름도 모르는 생선들, 떠나온 바다가 그리워 건조대 줄에 매달려 바다를 향해 물결되어 나부끼는 미역.

세월을 낚는 낚시꾼들, 세월을 낚다가 지쳐 잠든 늙은 어부, 기다란 포크를 들고 밀려오는 바닷물 속에서 미역을 건져내는 아낙네들, 멋진 사진 한 장을  위햐여  바닷가에서 시간을 낚는 사진 작가들, 미역이며 그물을  손보는 바닷가 사람들.     

바다와 용암과 세월이 만들어낸 주상절리, 바다 가운데 꽃처럼 피어 있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주상절리를 만나다. 

쉼없이 밀려오고 밀려가는 파도는 한번도 같은 모습을 결코 보여 주지 않는다.

행복한 사람은 비슷하게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은 각각 불행하다.

 

 

 

 

 

 

 

 

 

 

 

 

 

 

 

 

 

 

  장기읍성에서 다산 정약용과 우암 송시열을 만나다.

다산과 우암의 유배지란다.

남양주 조안리 고향에서 이 먼 곳까지 유배를  왔고 , 여기에서 또 강진까지 유배를 가야만 했던 다산.

조선왕조실록에 이름이 삼 천번씩 나와 제일 많이 거론된 , 장기로 유배오고 제주도까지 귀양가야만 햇던, 졀국 정읍에서 사약을 받아야만 했던 우암.

다산의 조안리 집을 좋아하기에 이 먼 장기읍성에서 다산의 자취를 만나는 것이 가슴이 먹먹하다.

여기까지 유배를 왔지만 어부들에게 이것저것을 가르쳐 주며 가난한 어부들의 신산한 삶을 보듬어 주었다는 신선생님의 설명은 계속 이어진다.

조안리의 그 고운 예봉산 과 예빈산, 두물머리의 정겨운 강물결, 한강 물결에 비치는 토끼섬의 그림자, 조안리에 두고온 아내와 자식들.

삶이 시어터진 레몬을 주면 그 레몬으로 레모나이드를 만들 줄 알았던 다산의 마음이 절절하다.

삶에 대해 늘 어리광만 부리는 내가 너무 부끄러워 고개를 들기 어렵다.

언제쯤 나는 삶에 대한 어리광을 접고 내 앞의 생을 그대로 받아드릴 수 있을까?

언제쯤 나는 내 삶의 고단함을 달콤함으로 바꿀 수 있을까?

다산이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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