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기마을 편백나무 숲을 가다
전라북도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공기마을
2. 엄마랑 더불어
3. 추석 무렵이면 절절하게 아픈, 똑같은 환부를 가진 엄마와 공기 마을을 걷다.
환부는 같지만 어찌 아픔을 엄마에 비할 수 있겠는가?
동생 훈이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이제 칠 년이다.
'이제 칠 년'이라고 말할 때 명치 끝이 또 아려 온다.
눈물 없이 훈이를 떠올리고, 목 메임 없이 훈이 이름을 불러도 , 훈이에 대한 가슴 아림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죽을 만큼 힘들었을 텐데, 우리를 위해 참아내고 참아내 마침내 견뎌 내준 엄마가 너무 고맙고 또 고맙다.
'치유의 숲'이라는 편백나무 숲을 거닐며 낮은 목소리로 끝없이 이야기를 하고 하시는 우리 엄마.
그 끝없는 대화가 사람에 대한 엄마의 간절한 그리움의 표현인 것 같아 엄마가 가엾다.
길가의 조그만 풀꽃에 감탄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편백나무 숲에 경탄하고, 하늘을 향해 팔 벌린 수수대에 경의를 표하는 엄마.
'현자는 세상의 모든 것에 감탄하고 경탄하는 사람이다'
이 말이 유효하다면 엄마는 내 곁의 현자이다.
우리 곁에 엄마가 머물러 주시는 이 시간이 눈물겹도록 소중하고 고맙다.
하나씩 하나씩 곶감 빼 먹듯이 이 시간은 흘러 간다.
아무리 움켜 잡아도 , 아무리 잡으려고 애를 써도, 강물은 흘러 가고 모든 것은 변한다.
엄마 특유의 진지함과 성실함을 온 몸으로 표현하며 내 앞장을 서서 가는 엄마를 눈물 어린 시선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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