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것들

석굴암 대불

꿈꾸는 식물 2010. 8. 5. 12:07

석굴암 대불

유치환

 

 

 

목놓아 터뜨리고 싶은 통곡을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눈 감고 앉았노니

천 년을 차거운 살결 아래 더욱

아련한 핏줄 흐르는 숨결을 보라

목숨이란! 목숨이란- 

억만 년을 원(願) 두어도

다시는 못 갖는 것이매 

이대로는 못 버릴 것이매

먼 솔바람 

부풀으는 동해 연잎

소요로운 까막까치의 우짖음과 

뜻없이 지새는 흰 달도 이마에 느끼노니

뉘라 알랴! 

하마도 터지려는 통곡을 못내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적적히 눈감고 가부좌(跏趺坐) 하였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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