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대불
유치환
목놓아 터뜨리고 싶은 통곡을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눈 감고 앉았노니
천 년을 차거운 살결 아래 더욱
아련한 핏줄 흐르는 숨결을 보라
목숨이란! 목숨이란-
억만 년을 원(願) 두어도
다시는 못 갖는 것이매
이대로는 못 버릴 것이매
먼 솔바람
부풀으는 동해 연잎
소요로운 까막까치의 우짖음과
뜻없이 지새는 흰 달도 이마에 느끼노니
뉘라 알랴!
하마도 터지려는 통곡을 못내 견디고
내 여기 한 개 돌로
적적히 눈감고 가부좌(跏趺坐) 하였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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