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했던 이십오 년이 되어 가는 날들, 알고 지낸 지는 삼십 년도 훌쩍 넘어버린 그 세월들.
그 세월의 무게만큼 절절함과 간절함, 절실함도 무뎌졌지만, 편암함과 익숙함 속에서도 아직도 마주하는 그 예리한 마음.
때때로 일상의 무게에 눌려 찾아오는 외로움과 슬쓸함 속에서 심하게 낯가림하고 힘들어 한다.
그럼에도 이런 제주에서의 봄날이 축복처럼 주어져 인생은 아름답지 않을까.
앞으로 남편과 함께 할 날이 얼마일지 모르지만 이렇게 조용히 남편 옆에서 늙어 가고 싶다.
질풍노도의 젊은 날을 함께 했던 것처럼, 서로 다르지만 서로 비슷하고 서로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남편과 함께 내 삶의 후반기를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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