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송파 걷기
1) 프롤로그
광나루역 - 광진교 - 한강 이남으로 - 미사리 쪽으로 - 암사 나들목 - 암사 선사 유적지 - 서언마을 - 양지 마을
2) 송파 그린웨이
고덕산 - 샘터 근린 공원 - 방죽 근린 공원 - 명일 근린 공원 - 일자산 - 허브 천문 공원- 서하남 IC
3) 송파 워터웨이
감미천 - 성내천 - 올림픽 공원 - 한강 합수 지점
4) 에필로그
잠실철교 - 한강 이북으로 - 강변역
2. 5월 14일 토요일
3. 우리 땅 번개 회원 : 산산님, 장정애님, 혜리님, 그리고 나
4. 여행에서 돌아와 첫 번째로 걷는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걷는 송파길.
광진교에서 도강하여 이동, 순조롭게 암사 선사 유적지를 지나 서언 마을 지나 뒷산에 든다.
늘 혼자였기에 가다가 못 간 길이어 아쉬웠는데 생각보다 산길이 짧아 아쉽다.
양지 마을은 봄농사가 한창이다.
양지마을 미나리깡에는 아낙네들이 긴 장화를 신고 작업이 한창이다.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며 향기로운 봄 바람에 몸을 맡겨 본다.
촉촉하게 젖어 있는 논두렁 밭두렁, 구불구불 이어지는 미나리깡 옆길, 귓가를 스치며 속삭이는 봄바람, 바람에 몸을 맡긴 길동무들의 웃음 소리.
이 모든 것이 눈물겹게 정겹고 고맙다.
이 모든 것이 축복이며 기적이다.
송파 그린 웨이가 준 실망은 뭐라 말할 수 없다.
산이 깊지 않아도 나무가 나름대로 우거져 길을 따라 걷노라면 나무 그늘이 주는 고마움에 흠뻑 젖을 수 있었는데, 그 나무들을 베어 버리고 나란히 나란히 줄 지어 어린 나무들을 심고 철쭉을 심고 꽃가게에서 파는 일년생초를 심어 놓았다.
제 흥에 겨워 자연스럽게 자라 우거진 나무들 때문에 도심의 소음이 약하게 들렸고, 도심의 아파트와 고층 건물이 보이지 않아 아쉬운 데로 서울을 떠난 것 같은 한적함도 느낄 수 있었는데......
완전히 벌거벗은 고덕산부터 일자산까지 길은 송파 그린 웨이가 아닌 송파 누드 웨이로 전락했다.
벌거벗은 산은 넓은 길로 이어져 차를 끌고 올라오는 사람까지 있었다.
같이 따라 나선 길동무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했다.
누군가가 새로 어떤 자리에 임명되면 자신의 업적을 내세우기 위해 무언가를 한다.
그 무언가에는 여러 쓸데없는 일이 포함됨은 물론이다.
송파 구청장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으리라.
그 일이 그린웨이의 우거진 나무로 인해 공원이 우범지대가 될 수 있으니 나무를 베고 가로등을 설치하고, 곳곳에 운동 기구를 만들고, 베어 낸 나무와 운동 기구를 실어 나르기 위해 길을 넓히고......
안 보아도 이것은 완전 비디오다.
세금을 너무 많이 걷어 쓸 데가 없나 보다, 송파구와 강동구는!
다음 선거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사람을 뽑자고 서로 다짐한다.
그럼에도 오늘 송파 걷기는 기쁨이었다.
베어 버린 나무에서 새 잎은 나서 연초록으로 자라나고, 허브 공원의 봄 허브들은 계절을 잊지 않고 꽃을 피워 내고, 단풍나무는 씨앗을 날릴 프로펠러를 빨갛게 만들어 내고 ......
함께 걸을 수 있는 길동무가 있어 이 봄날이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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