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걷기

눈꽃 속의 산수유

꿈꾸는 식물 2010. 3. 12. 19:17

  때아닌 삼월의 눈으로 나무마다 눈꽃이 아름답다.

소나무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눈을 뿌려낸다.

새둥지를 몇 개씩 지닌 겨울 나무들도 눈꽃의 황홀경을 자랑한다.

 

  막 피어 오르는 산수유 위에도 눈꽃이 피었다.

노란 산수유 꽃망울과 하얀 눈에서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읽어 낸다.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하는 꽃무릇은 아니지만, 눈과 산수유 꽃망울은 먼 인연인 듯 애잔하다.

 

  어긋난 인연은, 한 번 스쳐버린 인연은 언제나 절절하다.

봄꽃도 눈을 만나는 데, 언제나 나는 끊어진 인연을 이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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