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삼월의 눈으로 나무마다 눈꽃이 아름답다.
소나무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눈을 뿌려낸다.
새둥지를 몇 개씩 지닌 겨울 나무들도 눈꽃의 황홀경을 자랑한다.
막 피어 오르는 산수유 위에도 눈꽃이 피었다.
노란 산수유 꽃망울과 하얀 눈에서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읽어 낸다.
꽃은 잎을 그리워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하는 꽃무릇은 아니지만, 눈과 산수유 꽃망울은 먼 인연인 듯 애잔하다.
어긋난 인연은, 한 번 스쳐버린 인연은 언제나 절절하다.
봄꽃도 눈을 만나는 데, 언제나 나는 끊어진 인연을 이을 수 있을까.
'걷고 또 걷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수회 삼척 모임(5월 21일~5월 23일) (0) | 2010.05.29 |
---|---|
4월 20일 워커힐 벚꽃 놀이(2) (0) | 2010.04.22 |
남산의 병법 시범 (0) | 2010.03.10 |
남산의 무술 시범 (0) | 2010.03.10 |
강물 소리 (0) | 2010.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