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일기

11월 1일 일요일 연인산 등반

꿈꾸는 식물 2009. 11. 2. 19:38

1. 연인산 등반

 1) 국수당 주차장에서  우정고개까지

 2) 안개 속에서 우정능선으로

 3) 우정봉 지나

 4) 연인산 정상

 5) 하산은 연인능선으로

 6) 길 잃고 한 시간 가량 헤매다

 7) 다시 우정고개로

2. 남편이랑

3, 소요 시간 : 다섯 시간 반 정도

4. 연인산은 늘 계획만 세우고 등반하지 못했다.

차가 막혀서 운길산으로, 단풍이 더 예쁠 것 같아 운악산으로, 이런 저런 이유로 늘 밀려서 '연인'이 아닌 사람들끼리 등반이어 신이 방해한 듯 하나 보다고 했던 산이다.

원래 게획은 예봉산이었는데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야는데 난감해 하던 남편이 연인산 등반을 결정했다.

  안개 속에 연인산은 신비롭기만 했다.

'안개 속을 걷는 것은 참으로 이상하다'로 시작되는 헤르만 헷세의 시를 떠올리며 '안개 속에서는 누구나 혼자'라는 시구를 화두처럼 새기며 안개에 흠뻑 젖었다.

  하산 길에 표지판을 믿지 않고 무시한 바람에 잣나무 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길을 잃어 헤매느라 남편은 애가 타는데, 철딱서니 없는 나는 잣나무의 웅장함과 곧게 뻗는 그 기상에 반해 그냥 신이 났다.

  남편과는 길을 잃어도 조금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남편에 대한 나의 사랑의 방식이다.